투혼의 51구였다.
KIA는 28일 광주 kt전에서 1회 6득점을 올린 타선의 집중력과 선발 조기강판의 위기를 깔끔한 계투책으로 메우며 9-3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KIA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싹쓸이와 kt전 7연승을 올리며 43승1무48패를 기록, 5강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는 1회말 공격에서 9명의 타자가 6안타 1볼넷을 집중해 6점을 뽑아내는 화력을 과시했다. 선발 홍건희도 3회까지 2안타를 맞았지만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초반 주도권을 확실하게 틀어쥐고 쉽게 승리가 예상됐다.
그런데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홍건희가 갑자기 오른쪽 가슴에 통증을 일으킨 것이다. 투구도중 가슴에 통증을 느꼈고 점검결과 등판이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갑자기 불펜이 부산해졌고 4회부터 갑자기 마운드에 오른 이는 한기주였다.
아마도 불펜에서 잔뼈가 굵었고 롱릴리프가 가능했기 때문에 낙점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7월 7경기에서 8⅔이닝동안 2점만 내주고 평균자책점 2.08로 존재감을 높였다. 그래도 아무리 6-0으로 앞서고 있지만 이제 초반 3회가 지난 직후라 경기판도가 어떻게 바뀔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한기주는 위험한 상황에 닥쳤지만 노련하게 헤쳐나갔다. 4회 선두타자 전민수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마르테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유한준은 병살로 유도했다. 5회에서도 박경수와 김사연에게 연속안타를 맞고도 병살과 투수앞 땅볼로 실점을 막았다.
마지막 이닝도 불안했다. 1사후 이대형 내야안타와 도루에 이어 전민수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불안불안했지만 마르테를 2루 땅볼, 유한준을 3루 땅볼로 유도하고 이닝을 마쳤다. 3이닝 4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힘을 다하는 투구로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도 6회말 두 점을 뽑아 8-1까지 달아났다. 7회부터는 김광수와 김윤동, 임창용을 차례로 올려 승리를 지켰다. 결과적으로 한기주가 홍건희 리스크를 최소화했던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고 kt와의 광주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한기주에게도 값진 4승이었다.
경기후 한기주는 "건희가 갑자기 내려가 빨리 마운드에 나가게 됐지만 중간투수들은 어떤 상황이든 항상 준비하고 있어 큰 부담이 없었다. 시즌 초반보다 던지는 감이 오는 것 같다. 투구할 때 힘도 더 잘 들어가고 공을 때리는 느낌도 든다.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한타자를 승부하더라도 더욱 집중하며 예전 느낌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