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W’, 허무맹랑 판타지 어려워? ‘맥락 없이’만 알면 된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7.28 10: 00

맥락 없다는 것만 알면 된다. MBC 수목드라마 ‘W’가 판타지 멜로 드라마라는 다소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장르로 시청률 1위에 올라섰다. 현실과 웹툰을 오고가는 설정, 어떻게 보면 다수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을 수 있지만 맥락이 없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일반 사랑 놀음의 멜로 드라마와 별 차이가 없어 쉽게 빠질 수 있다.
‘W’는 웹툰 속 남자 강철(이종석 분)을 구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자꾸 웹툰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여자 오연주(한효주 분)의 이야기. 강철은 웹툰에서 자꾸 목숨의 위협을 받고, 이를 알고 있는 연주는 강철을 구하기 위해 맥락 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3회까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아직 강철이 자신이 웹툰 속 남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연주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것은 눈치챘지만, 연주가 숨기는 비밀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 혼란을 안길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래서 연주의 말과 행동이 늘 맥락 없게 느껴진다. 드라마는 현실과 웹툰을 오고가는데 연주가 왜 자꾸 웹툰에 끌려들어가는지, 웹툰 주인공인 강철이 왜 자꾸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는지, 왜 강철은 웹툰 작가이자 연주의 아버지(김의성 분)의 의사에 반해 자유 의지를 갖게 됐는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추후 비밀이 밝혀진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장치일 게 분명한 상황.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한 환상인데, 이 환상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개연성을 따지지 않고 두 남녀의 애틋하고 귀여운 사랑에 초점을 맞추면 ‘W’는 참 쉬운 드라마가 된다.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갈등 속에 견고한 관계가 되는 것, 멜로 드라마의 이야기 흐름이다. 판타지 멜로 드라마는 여기에 비과학적이고 개연성은 없지만 흥미롭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좋은 허구를 마구 집어넣는다. ‘W’의 허구는 현실과 웹툰 사이를 오고간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이 맥락 없음이 강철이 연주의 이상한 행동을 지적하며 쓸 때 말하는 ‘맥락 없음’이 ‘W’를 관통하는 큰 이야기 줄기다.
맥락이 없어서 어려울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 맥락 없는 환상을 걷어내고 강철과 연주의 행복을 빌면서 보게 되면 이보다 쉽고 보기 편안한 드라마가 없는 것. 그래서 제작진은 2회부터 3회까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축약해서 보여주는 세밀한 전략을 펼쳤고 중간 유입이 어려울 수 있는 판타지 멜로 드라마의 약점을 완벽히 뒤덮었다. 동시간대 강력한 경쟁자인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를 제치고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배경에는 제작진이 의도한 맥락이 없는 듯 맥락 있는 ‘W’의 묘미가 시청자들에게 잘 통했기 때문이다. / jmpyo@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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