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국민첫사랑→끝사랑..수지, ‘함틋’ 속 연기학개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7.28 10: 30

 청순한 첫사랑의 이미지. 흐릿한 기억 속 아련함과 신비로움이 보는 이들의 향수를 일으켰다. 수지는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이 됐고, 단숨에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벌써 4년 하고도 5개월 전의 이야기. 듣기 좋은 타이틀이고, 긍정적 느낌을 주는 이미지가 확실하지만, 수지는 그 이상을 보여줘야만 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된다. 이후 ‘구가의 서’, ‘도리화가’ 등에서 남장까지 시도하며 혼신의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국민 첫사랑’의 이미지는 쉽게 지울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다. 시한부 삶을 사는 연인을 둔 ‘끝사랑’으로. 이 타이틀 앞에 ‘국민’이 붙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일단 분위기는 좋다. 연기학개론을 마스터라도 한 듯, 무섭게 성장한 모습이다.

앞서 수지가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상대역이 대세 청춘 배우 김우빈이었고, 이경희 작가가 펜을 든 작품이었기 때문. 수지가 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다는 것으로도 기대와 관심이 집중된 바다.
큰 관심은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배우로서 빠르게 쌓아올린 커리어에 연기력을 의심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던 터.
이 같은 의심의 눈초리들은 이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거둬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슈퍼을 다큐 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 수지는 여기서 다큐 PD 노을 역을 맡아 연기를 펼치고 있다.
수지는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내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어려운 환경 탓에 속물이 됐지만, 심성은 착하고, 발랄하며 솔직한 ‘노을’을 맛깔나게 그려내고 있는 것. 특히 오열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술에 만취해 주정을 부리는 연기, 준영(김우빈 분)과 티격태격하다가도 어느 순간 수줍어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압권이다.
앞서 장난스럽게 웃다가 눈물을 왈칵 쏟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된다. 해맑게 웃다가 별안간 눈물을 보이는 노을, 그리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준영. 시청자들을 강하게 몰입시키는 순간이었다. 시청자들은 준영에 빙의돼 눈물의 이유를 찾았고,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가며 그에게서 사랑 이상의 뭉클함을 느꼈다.
노을의 해맑음 속에서 아픔을 본 준영이 사랑과 동정의 뜨거운 감성을 느끼는 장면이다. 예고치 않은 장면에 시청자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테다. 그리고 이 같은 장치는 극에 강하게 몰입을 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내기 어려웠을 텐데, 수지는 섬세한 감정의 변화들을 잡아가며 이를 그럴싸하게 그려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가슴 찢어지는 사랑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 수지는 이 안타까운 시한부 로맨스에서 ‘끝사랑’으로 더욱 짠내 내는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국민첫사랑의 끝사랑을 감상해볼 차례다.
/joonamana@osen.co.kr
[사진] KBS 제공,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