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망이가 주춤했던 이대호(34·시애틀)와 강정호(29·피츠버그)가 나란히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결과적으로 아주 빼어난 성적은 아니었지만 이대호는 오래간만에 안타를 맛봤고, 강정호는 최근 보기 어려웠던 장타를 터뜨리며 기분전환에 성공했다.
강정호와 이대호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두 팀의 맞대결에 나란히 선발 출장해 안타를 뽑아냈다. 이대호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피츠버그 선발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쳤다.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타점을 기록했던 강정호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시애틀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안타와 2루타가 두 선수의 경력에서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의미가 적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타격 페이스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7월 타율은 2할2푼2리, OPS(출루율+장타율)는 0.708에 머물렀다. OPS가 0.800 아래로 내려오기도 했다. 강정호는 더 심했다. 7월 타율이 1할7푼9리에 그쳤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 두 선수가 나란히 기지개를 켰으니 반가운 일이었다. 이대호의 안타는 7월 16일 휴스터전 이후 7경기 만에 나온 것이었다. 3할에 육박하다 이날 전까지 2할6푼9리까지 떨어졌던 타율도 브레이크를 잡았다. 강정호의 2루타는 더 반가웠다. 최근 경기에서 간헐적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던 강정호는 7월 8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첫 장타를 만들었다. 10경기 만에 나온 장타였다.
두 선수는 최근 타격 부진에 출전 기회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시애틀은 아오키 노리치카의 복귀와 맞춰 예전의 플래툰 시스템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완전한 주전으로 자리잡는 듯 했던 이대호에게는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이날도 어쨌든 삼진 3개를 당하며 전체적으로 좋은 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안타 하나를 맛봤다는 점은 향후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강정호도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빗 프리즈나 조시 해리슨이 좋은 활약을 선보인 탓에 최근 대타 출전 빈도가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장타가 나왔다는 점은 안타 한 개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였다. 타구질도 그렇게 나쁘지 않아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