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스캇 맥그레거가 아들을 낳았다.
맥그레거는 지난주 올스타 휴식기 때 구단에 요청하고 잠시 미국에 다녀왔다. 지난달 그가 팀에 계약하고 입단했을 때 "아내가 임신을 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는데 바로 올스타 휴식기에 아들이 태어난 것. 다행히 출산 시기와 올스타 휴식기가 겹치면서 맥그레거는 아내의 곁을 지킬 수 있었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첫 아이를 품에 안은 그는 구단의 배려로 후반기가 시작된 뒤 20일 오후에 한국에 돌아왔다. 넥센 관계자는 "오후에 와서 피곤할텐데도 숙소에 가지 않고 바로 구장에 와 혼자 불펜 피칭을 했다"고 전했다. 맥그레거는 원래 22일 등판 예정이었으나 그가 미국에서 거의 잠을 자지 못했던 점을 고려해 23일 등판으로 일정이 바뀌었다.
하루를 더 푹 쉬었기 때문일까, 아버지가 됐다는 책임감 때문일까. 맥그레거는 23일 인천 SK전에서 6이닝 10피안타(1홈런) 4탈삼진 1사사구 2실점을 기록, KBO 리그 데뷔전(6월 26일 LG전) 이후 처음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의 10-2 승리를 이끌고 시즌 3승(2패)을 따냈다. SK와의 3연전 중 팀의 유일한 승리였고 지난주 넥센의 유일한 선발승이기도 했다.
맥그레거는 시즌 5경기에서 3할2푼4리의 피안타율과 7피홈런이라는 숫자에서 볼 수 있듯 불안함을 갖추고 있지만 투구 안정감이 좋고 템포가 빨라 이전 투수였던 로버트 코엘로에 비해 피칭을 보는 '답답함'은 덜하다. 넥센 구단에서는 맥그레거가 한국 무대에 맞는 볼배합을 익힐 수록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넥센은 22일 지난해부터 뛰었던 피어밴드를 웨이버 공시하고 앤디 밴 헤켄을 재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제 외국인 교체 카드를 다 썼다. 남은 일은 맥그레거와 밴 헤켄이 잘 던져주며 토종 선발, 불펜 투수들의 성장을 이끄는 일이다. 인성에 있어서는 팀의 합격점을 받은 맥그레거가 후반기 아버지로서의 책임감과 적응력까지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