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쥬라기파크] 김준완-김성욱, NC 외야의 새바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7.25 13: 00

창원 마산구장에서 홈경기를 앞두고 NC 선수들이 배팅 훈련을 마칠 즈음이면 항상 김준완(25)과 김성욱(23)은 덕아웃 끝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다. 박민우(23)와 함께 팀내 야수진의 막내급인 이들은 훈련이 끝나면 공 정리 등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다.
김준완와 김성욱은 팀의 궂은 일 담당에 그치지 않고, 올 시즌 NC 외야진에 변화와 활력을 가져왔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지난해 주전이었던 김종호가 백업으로 밀렸다.
2012년 입단한 김성욱은 지난해 4번째 외야수로 백업 역할을 했다. 대수비 외에도 곧잘 선발 출장하며 125경기 182타수를 기록했다.

2013년 입단한 김준완은 지난해 30경기 44타수에 그쳤으나 올해 뛰어난 수비력과 선구안으로 일약 주전급으로 발돋움했다.
김준완과 김성욱은 나란히 수비 실력에서 수준급으로 인정받는다. 지난해에는 김성욱이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로 먼저 주목받았다. 올해는 김준완이 가세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수비만 놓고 보면 김준완이 팀내 최고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급기야 베테랑 이종욱(36)이 중견수 자리를 이들에게 물려주고 좌익수로 포지션이 변경됐다. 김경문 감독은 "나이가 많은 이종욱의 수비 범위 등 체력을 배려해서 앞으로 좌익수가 낫다"고 설명했지만, 김준완과 김성욱이 좋은 수비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
공격력에선 서로 장점이 엇갈린다. 김준완은 시즌 초반 김종호의 부상으로 출장 기회를 잡자 타석에서 끈질김, 선구안 재능을 드러냈다. 올 시즌 김준완은 타석당 투구수 4.4개를 기록 중이다. 200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 중 최준석(롯데, 4.4개) 김태균(한화, 4.4개)에 이은 전체 3위다. 
무조건 공만 많이 보는 것은 아니다. 투수를 실컷 괴롭히고 볼넷을 얻어 나간다. 김준완은 타석당 볼넷 수가 0.21개로 나지완(0.19개) 김태균(0.18개)를 제치고 가장 높다. 투수에게는 아주 성가신 타자인 셈이다.
뛰어난 볼넷 비율로 인해 타율이 0.287로 3할도 되지 않지만, 출루율은 무려 0.441이나 된다. 출루율만 놓고 보면 상위권 성적이다. 김경문 감독은 출루 능력이 좋은 김준완을 이종욱과 번갈아 톱타자로 출장시키고 있다.
김성욱은 정교함 보다는 장타력에서 성장했다. 김성욱은 시즌 초반 부진으로 1할대 타율에서 이제 0.207로 올라섰다. 대신 지난해 3홈런에 그쳤던 김성욱은 올 시즌 116타수만에 벌써 8홈런을 기록 중이다.
지난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연타석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특히 5회 KIA 에이스 양현종 상대로 선제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8개의 홈런이 모두 영양가 만점이다.
6월 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전 결승 투런 홈런와 쐐기 홈런 2방을 기록했다. 6월 12일 문학 SK전에선 8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7월 13일 마산 두산전에서도 결승 투런포에 이어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24일 KIA전에서 두 선수는 자신의 방식대로 팀에 기여했다. 8번 좌익수로 출장한 김성욱은 결정적인 홈런포로 KIA 선발 양현종을 강판시켰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톱타자로 출장한 김준완은 5타석에서 KIA 투수로부터 27개의 공을 상대했다. 타석당 5.4개로 평균(4.4개)보다 1개씩 더 던지게 했다. 안타는 없었으나 볼넷 2개를 골라 이날 출루율은 4할이었다.
김준완과 김성욱은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백업일 때는 한 경기 선발 출장하는 것에 감사했다. 김준완은 "출루와 외야 수비에 계속 신경쓰는 것이 목표다. 나 말고 우리 팀에는 칠 타자들이 많다. 나는 공을 많이 보고, 출루에 집중한다"고 했다. 김성욱은 "어떤 위치든 경기에 나가면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뛰어난 수비로 넓은 외야를 지키며, 공격에선 서로 단점을 메워주는 선의의 경쟁으로 NC팬들을 즐겁게 한다.
/NC 담당기자 orange@osen.co.kr
[사진] NC 외야수 김성욱(왼쪽)과 김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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