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여제' 김가영(33, 인천시체육회)이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서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세계 여자포켓볼 랭킹 3위 김가영은 2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재클린당구장에서 열린 '2016 유니버설-아담재팬 여자 9볼 페스티벌' 결승전(7선승제)에서 대만의 초치유(6위)를 7-2로 완파했다.
이로써 예상대로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은 우승상금 600만 원을 받아 당구여제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특히 김가영은 예선리그에서 초치유에 패했지만 이번 결승전에서 여유있게 설욕을 펼쳤다.
첫 게임을 따내 기선제압에 성공한 김가영은 두 번째 게임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다섯 게임을 연속해서 따내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초치유는 마지막 7점을 앞둔 김가영에 제동을 걸기도 했지만 결국 벌어진 점수를 좁히지 못했다.
김가영은 이날 11명이 치른 예선리그에서 7승 3패를 기록, 초치유(9승 1패), 웨이츠첸(8승 2패, 이상 대만)에 이어 3위로 4강에 턱걸이했다. 그러나 4강에서 만난 웨이츠첸을 7-3으로 간단히 격파하며 무난하게 결승에 올랐다. 4강전에서 한국의 임윤미를 7-5로 힘겹게 꺾었던 초치유는 결국 김가영에 막히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가영은 경기 후 "한국에서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펼친 것이 6~7년만인 것 같다"면서 "포인트가 걸린 대회가 아니지만 참가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유소년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의 기량을 접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도 이런 대회가 자주 열려 포켓볼이 좀더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동시에 열린 '2016 남자 9볼 한일전'에서는 일본의 우라오카 다카시가 우승을 차지했다. 우라오카는 한국의 정영화를 9-6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라 500만 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정영화는 5승 2패로 예선을 1위로 통과,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4강에 진출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번 여자 9볼 페스티벌은 한국(4명), 대만(3명), 일본(3명), 필리핀(1명) 등 총 11명의 세계적인 톱랭커들이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남자 9볼 한일전은 한국 4명, 일본 4명 총 8명이 출전했다.
이번 대회를 후원한 유니버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팬들에게 포켓볼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면서 "여자 선수들은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찾아 대회가 빛났다. 다음에도 이와 같은 대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letmeout@osen.co.kr
[사진] 오랜만의 국내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이 활짝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