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언더파, 2위와 5타라는 큰 타수차로 우승한 이승현(25, NH투자증권)의 우승은 그냥 찾아 온 게 아니었다. 기술적으로는 비거리를 늘렸고, 심리적으로는 명상과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안정을 찾았다.
이승현은 24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 / 6,42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2년여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으로 골프 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는 이승현은 꾸준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우승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0년에 데뷔해 7년차를 맞고 있지만 이날 승리가 개인 통산 4승째다.
그렇다보니 정신력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승현은 “골프는 기술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그 동안도 심리 훈련을 계속 받아 왔는데, 요즘 와서 그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뻔 했다. 저녁에는 꼭 명상과 이미지 트레이팅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고 말했다.
어느덧 7년차, 2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이승현은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후배들이 무섭게 성장하는 현실을 보고 좌절을 느낄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마음을 바꿔 먹을 계기가 있었다.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안시현이 우승한 사건(?)이다. 이승현은 “언니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깨달음이 컸다. 힘들다 할 게 아니고 이제 차근차근 제대로 시작할 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을 먹은 이승현은 올 시즌을 '최고의 해'로 받아 들이고 있다. 올 시즌 앞선 대회에서 2등만 3차례 했고, 상반기 막바지에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기술적으로는 비거리 향상이 있었다. 조민준 프로로부터 1년 가까이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받고 있는데 근래 들어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비거리가 늘었다고 한다.
이승현은 “전에도 비거리를 늘리려고 훈련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는 잘 안됐다. 조민준 프로와 훈련을 하고 나서 어느 순간 비거리가 늘더라. 스윙폼에서는 달라 진 게 없지만 아마도 손목을 좀더 눌러 친다는 생각이 주효한 것 같다. 비거리가 평균 15미터가 늘었는데, 늘어난 비거리에 적응하느라 약간 혼란스러운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비결은 역시 심리였다. 이승현은 “경기를 하면서 속으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잘 할 수 있다’고 1000번도 넘게 다짐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올 때마다 이겨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채웠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