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나인(9)에서 팽팽하게 탐색전을 펼치다가 후반 첫 홀에서 실마리를 찾는 패턴, 이승현(25, NH투자증권)이 이틀 연속 같은 흐름을 보이며 2년여 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이승현은 24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 / 6,424야드)에서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9번째 대회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총상금 5억 원, 우승상금 1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그 동안 맺힌 우승한을 풀었다. 이승현은 전날 2라운드에서 벌려 놓은 4타차 선두를 전반홀에서 빠듯하게 지켜내는가 했지만 후반홀부터 특유의 몰아치기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1라운드 64타, 2라운드 65타의 맹타를 휘두른 이승현은 3라운드에서도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했다. 2위와 5타차 우승.
이승현의 경기 패턴이 ‘전반 탐색’ ‘후반 맹타’로 반복 된 이유는 서원밸리 골프클럽의 홀별 난이도에서 찾을 수 있겠다.
1, 2라운드에서의 통계를 보면 서원밸리는 4번과 6번홀의 난이도가 가장 높았다. 4번홀의 경우 이틀간 버디가 14개에 불과했고, 6번홀은 27개가 나왔다. 가장 쉬운 16번홀에서 이틀간 68개의 버디가 쏟아진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선두그룹에 속해 있다는 긴장감과 홀 난이도의 조합이 절묘하게 이승현의 경기 패턴과 맞아 떨어졌다. 이승현은 2라운드에서는 가장 어렵다는 4~6번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했고, 최종 3라운드에서는 4번홀에서 결국 보기를 범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한다는 압박감에 비하면 매우 ‘선방’한 결과다. 그리고 이 코스를 지나는 사이 경기 감각도 살아났다. 이승현에게 10번홀은 이틀 연속 결정적인 분기점이 됐다.
이승현은 4번 홀 보기 후 파3 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전반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 놓았다. 이윽고 파4 10번홀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버디를 성공시켰다. 호흡이 채 가시시도 전에 12번홀에서 5미터 거리의 버티 퍼팅에 성공한 이승현은 굳히기 단계에 돌입했다.
선두 자리를 넘본 경쟁자들 중에는 조정민(22, MY문영)과 정연주(24, SBI저축은행)의 기세가 무서웠다. 이승현과 조정민, 정연주는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출발한 선수들이다.
조정민은 자신의 스폰서 회사에서 주최하는 대회라 우승에 대한 열망이 특히 강했다. 대회 기간의 인터뷰에서 스스럼없이 우승 의지를 밝히곤 했다.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인 조정민은 12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지한솔(20, 호반건설)과 루키 김지영(20, 올포유)이 조정민과 순위를 나란히 했다.
정연주는 보기 없이 버디 2개만 기록해 13언더파로 공동 2위.
3라운드에서 가장 빠르게 순위를 상승시킨 주인공은 배선우(22, 삼천리)였다. 배선우는 남들이 다 어려워하는 4~6번홀을 3연속 버디로 넘겼다. 이날 만 6타를 줄이며 13언더파, 공동 2위까지 쫓아 왔으나 더 이상 남은 홀이 없었다.
이승현은 이날의 우승으로 2년여 만에 승수 하나를 추가, 개인통산 4승째 기쁨을 맛봤다. 2010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뛰어 든 이승현은 2년차인 2011년 5월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했고, 2013년 10월 KB금융 STAR챔피언십, 2014년 5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00c@osen.co.kr
[사진] 이승현의 KLPGA 투어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이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