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행진을 펼치는 듯 보이지만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두산 베어스가 흔들린 불펜진으로 인해 패배, 트레이드를 단행한 이유가 곧바로 드러났다.
두산은 23일 잠실 LG전에서 7회말 불펜진이 순식간에 붕괴되며 7–9로 역전패를 당했다. 7회초까지 6-3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7회말 진야곱이 무너졌고, 점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진야곱은 첫 타자 이천웅에게 2루타를 맞았고, 이병규에게는 내야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로 몰렸다. 그리고 오지환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허무하게 볼넷을 범해 무사만루를 내줬다.
결국 두산은 진야곱을 정재훈과 교체,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정재훈은 김용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고, 손주인은 몸에 맞는 볼 밀어내기로 2실점했다. 이어 박용택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6-6 동점이 됐다.
믿었던 정재훈 마저 고전했고, 동점 상황에서 윤명준이 나섰으나 윤명준은 채은성의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허무하게 역전을 내줬다. 실점은 계속됐다. 채은성의 3루 땅볼 타구에 허경민이 홈 승부에 임했으나 첫 판정은 홈에서 태그아웃, 그러나 합의판정으로 결과가 뒤집히면서 6-8이 됐다. 윤명준은 계속된 위기서 유강남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9점째를 허용했다.
올 시즌 두산은 막강한 선발진과 야수진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그러나 정재훈과 이현승 외에는 믿을 만한 불펜투수가 없는 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타선이 대량득점을 뽑지 못하면 고전하곤 한다.
결국 두산은 이날 경기 중 불펜강화를 위해 롯데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롯데로부터 우완 사이드암 투수 김성배를 받고, 내야수 김동한을 롯데에 보냈다. 비록 김성배가 2013시즌 31세이브로 활약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에 있으나, 불펜진에 마땅한 사이드암 투수가 없는 것을 감안해 승부수를 띄웠다. 김성배가 프로입단 후 2011시즌까지 두산에서 뛴 만큼, 김성배 부활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불펜강화를 바라본 두산의 선택이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지름길로 작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