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긴장했나’ SK, 초반 볼넷으로 자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23 21: 40

어려운 선발 매치업에서도 반전을 꿈꿨지만 볼넷이 그 꿈을 산산조각냈다. SK 마운드에 오른 두 투수가 모두 아쉬운 볼넷으로 힘겨운 승부를 펼친 끝에 경기 분위기가 초반에 넘어갔다.
SK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2-10으로 크게 졌다.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2회 2점, 3회 4점을 내주며 끌려간 것이 화근이었다. 가뜩이나 선발 매치업에서 밀리는 SK였고, 타격도 이 허물을 메우지 못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투수들이 다소 긴장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당초 이날 SK의 선발은 브라울리오 라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가벼운 팔꿈치 통증 때문에 등판을 걸렀다. 이에 대체 선발로 김태훈이 나섰다. 김태훈은 이번이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 아무래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공의 힘은 괜찮지만 제구의 문제가 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김태훈은 결국 2이닝밖에 버티지 못했다. 자기 기량도 다 발휘하지 못했다.

1회에는 괜찮았지만 2회 선두 대니돈에게 볼넷을 내주며 모든 위기가 시작됐다. 이어 연속 3안타와 강지광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내줬다. 첫 타자 대니돈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볼넷을 내준 것이 결국 빌미가 됐다.
3회에는 시작하자마자 연속 8개의 볼을 던지며 윤석민 대니돈에게 모두 볼넷을 내줬다. 3B의 상황에서도 쉽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결국 SK도 김태훈을 내리고 서진용을 투입했다. 그런데 서진용도 이날 다소간 부담감을 가질 법한 투수였다.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서진용은 이날 등판이 396일(마지막 등판 2015년 6월 23일 잠실 두산전)만의 1군 등판이었다. 무사 1,2루 상황이라 긴장감은 고조됐다. 서진용은 이택근에게 고의사구를 내주며 만루작전을 펼치는 등 2사 만루까지는 잘 버텼지만 강지광과의 승부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1B-2S의 승부에서 변화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게 패착이었다.
결국 서진용은 서건창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역시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맞은 안타라 아쉬움이 더 컸다. 패스트볼 구위는 괜찮았지만 아직 실전감각이 떨어지는 탓에 주무기인 포크볼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타자들이 무난하게 골라낼 수 있을 정도의 높낮이였다.
결국 SK는 두 투수가 2⅔이닝에서 고의사구 1개를 포함해 합계 6개의 볼넷을 내줬다. 세 번째 투수 고효준도 2개, 그 다음 마운드에 오른 박정배와 문광은도 각각 1개씩의 볼넷을 허용하며 이날 총 10개의 볼넷을 줬다. SK의 올 시즌 5번째 두 자릿수 볼넷 경기였다. 
승부도 여기서 갈렸다. 이날 넥센은 12개의 안타, SK는 11개의 안타를 쳤다. 안타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넥센은 10개의 볼넷을 기록하며 루상에 주자를 쌓아간 반면, SK는 8회까지 몸에 맞는 공 1개를 얻는 데 그쳤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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