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경기에서 부진했던 넥센 외국인 투수 스캇 멕그레거(30)가 시즌 세 번째 승리를 따냈다. 특유의 빠른 공은 여전했다. 변화구 패턴도 좀 더 다양해졌다. 다만 세부 내용은 아직 알쏭달쏭이다.
맥그레거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3번째 승리(2패)를 따냈다. 초반부터 활활 터진 타선의 지원까지 받으며 비교적 넉넉한 경기를 펼쳤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모으며 한국무대에 데뷔한 맥그레거였다. 첫 경기였던 6월 26일 LG전에서는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는 모두 5실점 이상하며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새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고 봐야 하는 5번째 경기 결과에 관심이 모인 이유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맥그레거는 내년을 위한 투수”라고 말한다. 경력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구종 추가 등 몇몇 방면에서 업그레이드가 있다면 충분히 A급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기본적인 스터프는 이날도 그런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최고 154㎞에 이르는 빠른 공은 충분한 힘이 있었다. 다만 전체적인 피안타율 및 피장타율이 높은 점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초반은 괜찮았다. 1회 1사 후 최정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성현의 우전 안타가 1루 주자 최정민의 뒤늦은 판단으로 우익수 앞 땅볼로 둔갑하는 바람에 위기를 넘겼다. 그 후로는 무난한 흐름이었다. 2회에는 2사 후 박정권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1사 후 김재현 최정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김성현을 3루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불을 껐다. 타선도 4회까지만 7점을 내며 맥그레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회에는 선두 정의윤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날 첫 선두타자 출루 허용. 하지만 최정 박재상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끝에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5회부터는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50㎞를 일관적으로 상회하던 빠른 구속이 140㎞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그러면서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이 같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5회 선두 이재원에게 우익수 옆 2루타를 맞았다. 실점은 면했지만 구위가 떨어지고 있었다.
결국 6회 선두 정의윤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김기현의 우전안타성 타구가 대주자 최정용의 다리에 맞으며 주자가 아웃되는 행운이 있었으나 결국 박정권에게 우중간 홈런을 맞았다. 김민식에게도 중전안타를 맞는 등 6회까지 피안타가 10개나 됐다. 피안타에 비하면 실점은 적은 편이었다.
다만 볼넷이 없어 대량실점의 위기에서는 벗어났다. 넥센에서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내용에 100% 합격점을 주기는 쉽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인플레이되는 타구가 많았고 약간의 운도 따랐다. 맥그레거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이닝당 피안타 개수가 11.77개, 피안타율이 3할9리에 이른다. 볼넷이 적다는 장점으로 상쇄하고 있지만 염경엽 감독의 말대로 좀 더 발전해야 함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