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우승’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도 될 듯하다. 이승현(25, NH투자증권)이 2년 만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이승현은 23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 / 6,424야드)에서 계속 된 KLPGA 투어 19번째 대회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총상금 5억 원) 2라운드에서 후반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 지위를 굳건히 했다.
전반홀만해도 불안감이 감돌았다. 1라운드 단독 선두가 괜히 부담이 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루한 파행진을 거듭했다. 그나마 1번홀 버디 하나가 급격한 순위하락은 막아주고 있었다.
상승과 하락의 분기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팽팽한 긴장을 깨고 마침내 출구가 열렸다. 후반 첫홀이었다. 파4 홀에서 세컨드샷을 홀컵 1미터 거리에 갖다 붙이며 긴 침묵을 깨고 버디를 잡았다.
이 버디가 서막이었다. 12번 홀부터 3연속 버디가 터졌다. 12번 홀 세컨드샷은 샷이글에서 공 한바퀴가 모자랄 정도로 그림 같았다. 이승현의 버디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16, 18번홀에서도 계속 돼 이날만 7타를 줄였다. 첫 날 줄인 8타를 더해 2라운드 중간합계 15언더파가 됐다. 2위 그룹과 4타차.
올 시즌도 대상포인트 4위를 달리며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는 이승현은 그 동안 우승컵과는 이상하게 인연이 없었다. 마지막 우승이 2014년 5월 열렸던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일 정도로 터울이 크다. 1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이승현은 “마지막 우승 후 3년이 지났다”고 기억했다. 실제로는 2년여가 지났지만 이승현 스스로가 3년으로 기억할 정도로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의 가열찬 버디사냥으로 이승현은 그 동안 쌓인 우승한을 마음껏 풀어 버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2위 그룹은 대회 주최사인 문영그룹 소속의 조정민(22, MY문영), 돌아온 정연주(24, SBI저축은행), 신인 김지영(20, 올포유)이 차지했다. 오전조로 경기를 펼친 조정민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중간합계 11언더파가 됐다. 조정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폰서 대회라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달랏 대회 우승 인터뷰 때 말했던 것처럼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기 때문에 그 부담을 안고 최대한 열심히 플레이 하겠다”고 말했다.
정연주는 이날 경기만 본다면 이승현을 능가하는 샷 감각을 뽐냈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냈다. 루키 김지영도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보탰다. 김지영은 1라운드에서도 버디만 7개를 잡는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이들 뒤로 안송이(26, KB금융그룹)가 단독 5위를 달렸고, 김민선(21, CJ오쇼핑)은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잡아 공동 9위에 랭크 됐다.
8개의 버디쇼를 펼친 이는 또 있었다. 정희원(25, 파인테크닉스)은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중간합계 9언더파, 공동 6위로 올랐다. /100c@osen.co.kr
[사진] 2년여 만의 우승 가능성을 높인 이승현의 KLPGA 투어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 장면.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