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단 창단' 안산,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7.23 10: 05

새로운 위안을 준비하고 있다. 크지 않은 진심을 담은 위안이다.
프로배구 OK 저축은행 배구단은 그동안 유니폼에 'We Ansan'이라는 글 귀를 새기고 경기에 임했다. 아산을 떠나 안산에 자리잡은 OK 저축은행은 빠르게 자리 잡기 위해 세월호 사고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갖고 있는 시민들을 위로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안산은 프로배구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 시즌 부진이 이어졌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다시 우승컵을 안았다.

경기장을 찾은 안산팬들은 비록 프로 스포츠단이었지만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세월호에 대한 위로를 가슴에 품고 있는 OK 저축은행을 함께 응원했다.
안산시도 이에 부응했다. 이미 자리를 잡은 프로배구와 함께 작은 축구단으로 시민들에게 위안을 하고 싶다는 의미다.
안산시는 지난 22일 프로축구연맹에 시민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3년간 경찰 축구단으로 챌린지서 활약했던 안산시는 경찰 축구단 모태인 경찰대학이 아산으로 이전하면서 연고협약을 더이상 체결하지 않고 새로운 구단 창단을 선언했다.
제종길 시장은 "지난 3년간 축구단을 운영하며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갖췄다. 좋은 인연을 맺은 경찰청 축구단을 아쉽게 보내드리게 됐다. 프로 축구단은 산업으로 이해하면 더 쉽다. 산업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면 스포츠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축구단의 성장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이 희망을 갖고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시민의 화합이 충분히 가능하다. 다양한 출신들이 모여살고 있는 곳이다.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다. 올스타전 개최를 통해 축구열기를 실감하게 됐다. 축구의 저변을 잘 활용함다면 안산시가 축구로 도시 발전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 시장의 말처럼 경기도내에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안산시가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세월호의 아픔을 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어려운 시 재정이지만 서로 똘똘 뭉치고 그동안 갈라져있던 외국인들과의 호흡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다.
정치적 목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또 시장의 공치사를 하기 위한 창단도 아니다. 분명하게 뚜렷한 의미를 가진 창단이다.
또 제 시장은 "OK저축은행이 'We 안산'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가 가진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세월호로 힘든 시민들에게 함께 싸우겠다는 것을 축구단도 어필한다면 챌린지에서도 관중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포츠가 안긴 기쁨이 2배의 기쁨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단 축구단이 아니더라도 시민을 위한 창단이라는 것이 이번 선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제종길 시장과 안산시는 냉철하게 구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창단 첫 해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뒤 방만한 경영을 해왔던 시도민 구단과는 다른 모습이다.
철저하게 필요한 만큼 금액을 집행하고 또 그 이상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펼치고 있다. 지난 3년간 사무국이 준비한 부분도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치열한 프로 스포츠 상황에서 축구단 창단은 쉬운일이 아니다. 다만 안산은 명확한 이유를 갖고 창단을 하게 됐다. 안산 시민을 위하며 시를 위한 구단이 되려면 초심을 잃어서는 안된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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