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나경민-맥스웰이 이끄는 고급야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7.23 06: 14

기다림의 미학이 뭔지를 나경민과 맥스웰, 두 명의 새로운 조합이 보여주고 있다. 롯데의 야구를 한층 고급으로 만들고 있다. 
롯데는 이번 주부터 전혀 새로운 라인업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저스틴 맥스웰이 합류하면서 라인업에 포진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던 예상이다. 그러나 여기에 한동안 부진을 거듭했던 김문호 대신 나경민이 선발로 나서게 된 것은 예상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나경민과 맥스웰은 나란히 2번과 3번 타순에 위치했다. 그런데 나경민과 맥스웰, 이 두 명이 붙어있자 의외의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이들은 모두 기다림이 뭔지를 알고 있는 선수들. 선구안과 커트 능력을 과시하면서 상대 투수들의 기운을 빠지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 타자들에게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도 새로운 효과다.

롯데 타선의 성향상 기다림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선수가 꼭 필요했는데, 현재 3연승 달리는 가운데서 이들의 역할이 의외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최준석을 제외하면 롯데 타선 가운데서 타석에서 진득하게 기다릴 수 있는 타자들이 부족했는데 나경민과 맥스웰이 이를 해내고 있는 것. 
아직 표본은 적지만 나경민은 타석 당 투구수 4.77개로 롯데 타자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공을 보고 있다. 맥스웰 역시 타석 당 4.22개의 공을 던지게 만들고 있다. 나경민의 출루율은 5할, 맥스웰의 출루율도 4할4푼4리에 달한다.
지난 21일 사직 KIA전이 대표적인 예다. 나경민은 상대 선발 지크를 상대로 맞이한 3타석에서 총 20개의 공을 던지게 하면서 볼넷 3개를 얻어냈다. 존에 들어오는 공은 적절하게 커트를 해나가면서 지크의 표정을 일그러지게 했다. 결국 나경민의 4회 볼넷 출루는 4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22일 사직 한화전 역시 나경민과 맥스웰은 초반 한화 선발 윤규진의 공을 많이 던지게 만들며 조기 강판을 이끌어냈다. 타선이 터지는 것과는 별개로 이들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효석 부산 MBC 해설위원은 "선구안을 갖춘 나경민과 맥스웰이 붙어 있으면서 상대 투수들을 물고 늘어지자 다음 타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3연승 기간 동안 타선에 응집력과 짜임새가 생긴 모습이다"며 나경민과 맥스웰이 보여주는 의외의 효과를 전했다. 
아직 이들은 상대 팀들에게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다. 상대 역시 분석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들이 보여주는 기다림의 미학은 롯데 타선을 더욱 양질로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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