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낭만 대신 현실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첫방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7.23 07: 07

‘청춘시대’가 낭만 대신 현실을 택했다. 현실적인 청춘은 눈물 나도록 서글펐지만, 미치도록 공감을 불렀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청춘시대’는 5명의 여대생이 쉐어하우스에 함께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하지만 여대생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그저 발랄하고 유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날 방송된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은재(박혜수 분). 은재는 대학에 다니기 위해 갓 상경한 신입생으로, 쉐어하우스 ‘벨 에포크’에 입주하게 됐다. 그리고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큰 마음으로 들어선 대학교는 그의 생각보다 더 차가운 세상이었다.

그보다 앞서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던 캐릭터는 총 네 명. 인사도 하기 전에 포스트잇으로 할 말만 남기는 진명(한예리 분)부터 은근슬쩍 은재에게 자신의 할 일을 떠맡기는 예은(한승연 분), 걸핏하면 노출에 불같은 성격을 가진 이나(류화영 분)까지 모두 은재에게 버거운 상대였다.
소심한 성격의 은재는 하우스 메이트들에게 불만을 말하지 못한 채 속으로만 끙끙 앓았고, 하물며 버스에서 자신의 머리를 치는 남자에게도, 볼펜을 빌려간 후 돌려주지 않는 선배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은재는 한 심리학 수업을 통해 ‘포지셔닝’의 중요함을 깨달았고, 마침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기로 결정했다. 첫 상대는 바로 볼펜을 빌려간 선배였고, 그 다음은 예은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오히려 은재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
은재를 얕잡아보는 예은의 행동도 계속됐다. 도서관 자리를 맡아달라고 부탁한 채 돌아오지 않은 예은 때문에, 은재가 도서관 사서에게 쓴 소리를 들은 후 예은의 가방까지 찾아와야 했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자마자 들려온 것은 고맙다는 말이 아닌 “걔 좀 촌스러운 것 같다”라는 비꼼이었다. 결국 폭발한 은재는 “내가 우습게 보이냐. 이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냐. 조금만 친절하면 되는데”라며 오열했고 다음날 고된 열병까지 앓으며 제대로 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나머지 하우스 메이트들에게도 사정이 있었다. 누구나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처럼 이들 역시 은재의 이러한 고충을 미처 알지 못했던 것. 마침내 네 사람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며 앞으로는 불만이 생길 때마다 솔직하게 얘기하기로 약속했다.
이처럼 ‘청춘시대’는 은재 역을 맡은 배우 박혜수의 실감 나는 연기와 더불어, 이보다 현실적일 수 없는 하이퍼 리얼리즘 전개와 캐릭터 설정으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와 같은 순항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청춘시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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