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넥센 테이블세터, 빛바랜 백투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22 22: 52

주로 넥센의 테이블세터 자리에서 팀 공격의 첨병 임무를 하는 서건창(27)과 고종욱(27)은 중·장거리 타자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장타보다는 정확한 방망이와 빠른 발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이다.
실제 두 선수의 올 시즌 홈런 합계는 21일까지 10개였다. 서건창은 340타수에서 3개의 홈런을 쳤다. 고종욱은 321타수에서 7개의 홈런이었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홈런이 나올 확률 자체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런데 그런 두 선수가 대포로 팀을 살렸다. 그것도 연속타자 홈런이었다. 확률로 계산하면 시즌에 1~2번 나올까말까 한 장면이었다.
서건창과 고종욱은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회 연속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리그 28번째 연속타자 홈런이 두 선수의 손에서 합작됐다.

그것도 시점이 너무 절묘했다. 두 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5회까지 4-4로 맞섰다. 불펜 개시 시점도 비슷했다. 넥센 선발 최원태는 4⅓이닝, SK 선발 박종훈은 5이닝을 던졌다. 이런 상황에서 승부의 무게추를 넥센쪽으로 기울게 한 홈런이 공교롭게도 넥센에서 홈런 확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타순인 테이블세터에서 나온 것이다.
서건창은 6회 2사 후 문광은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홈런(시즌 4호)을 터뜨렸다. 2S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딛고 일어선 결과라 더 값졌다. 이어 고종욱도 1B-2S에 몰렸으나 끈질기게 문광은의 공을 커트해냈고, 결국 8구째 우중간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두 선수 모두 문광은의 빠른 공을 받아쳐 홈런을 날렸다. 경기가 중반 이후로 접어든 상황에서 두 선수가 홈런포로 2점의 리드를 만든 것이다. 물론 넥센은 결국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패했다. 다만 테이블세터의 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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