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6 시즌 상금 순위 5위(약 3억 2,900원), 대상 포인트 4위(253점)에 올라 있는 이승현(25, NH투자증권). 이 정도 순위라면 우승이 한번 쯤은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이승현은 올해는 물론이고 작년에도 우승운이 없었다.
마지막 우승이 2014년 5월 열렸던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이다. 2010년에 데뷔해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이승현은 이듬해인 2011년 5월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에서 마수걸이 승을 챙겼고 2013년 10월 열린 KB금융 STAR챔피언십에서 2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개인 통산 3승. 실력에 비하면 우승운이 없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런 이승현이 22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 / 6,424야드)에서 첫 라운드를 시작한, KLPGA 투어 19번째 대회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총상금 5억 원)에서 리더보드 첫머리에 이름을 올렸다.
공기부터가 다른 숲속이기는 하지만 높은 습도와 따가운 햇볕까지 피할 수는 없는 골프장 여건이다. 이런 불쾌지수 높은 환경에서 그린마저 까다로웠다면 선수들을 너무 괴롭히는 게 됐을까? 다행히 그린 조건은 매우(?) 무난했다. 70명 전후의 선수들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개중에서도 이승현의 공이 가장 말을 잘 들었다. 오전조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승현은 전반에서 4개, 후반에서 4개의 버디를 잡았다. 14~16번, 6~8번 홀에서는 연속 버디 행진을 펼쳤다. 파3, 파5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버디를 얻어냈다.
이승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승을 한 지가 오래 되지만 초조함이라 생각하지 않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작년보다 톱10에 든 횟수가 많고, 내가 가진 장점을 찾고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강해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첫 날부터 성적이 좋았던 적은 잘 없었다”는 이승현은 “이번에는 첫날에 좋은 성적을 냈으니 꾸준히 스코어를 줄여나가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8언더파가 베스트 기록이기는 하지만 서너 번은 친 것 같다"고 기억했다.
자신의 약점에 대해서는 “심리적으로 약했던 부분이 있었다. 더 강인하면 좋을 것 같다. 경력이 쌓이면서 점점 좋아졌고, 올해는 심리 훈련도 받으면서 더 좋아진 걸 느낀다. 마인드 컨트롤이 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우승을 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무더운 날씨 탓인지 오전조에서 경기를 한 선수들이 선두권에 더 많이 랭크 됐다. 루키 김지영(20, 올포유)이 7언더파로 박채윤(22, 호반건설)과 공동 2위를 달렸다. 시드순위 5위로 KLPGA 정규투어에서 루키 시즌을 맞고 있는 김지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깔끔하게 7개를 낚아 올렸다. 박채윤도 마찬가지로 보기가 한 개도 없었다.
오후조에서 플레이 한 선수 중에는 안송이(26, KB금융그룹)와 지한솔(20, 호반건설), 루키 이소영(19, 롯데) 등이 6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라 가장 성적이 좋았다.
KLPGA 투어 지난주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21, 넵스)은 5언더파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버디 6개, 보기 1개를 적어내 2주 연속 우승을 노려볼 토대를 마련했다.
대회 스폰서인 문영그룹이 내건 홀인원 부상, 오피스텔 한 채를 따가는 행운의 주인공도 1라운드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는 13번 홀 홀인원 이벤트로 1억 3,000만 원 상당의 ‘비즈트위트’ 오피스텔이 내걸렸는데 정예나(28, SG골프)가 행운을 거머쥐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라운드 도중 기권했던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무리한 일정 소화로 소진 된 체력을 회복하면서 내주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대비하고 있다. /100c@osen.co.kr
[사진] 이승현과 고진영의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 장면. /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