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전문]정몽규 축구협회장, "韓 축구 시스템을 바꾸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7.21 16: 20

"한국 축구 시스템을 바꾸겠다."
정몽규(54) 대한축구협회장이 만장일치 연임에 성공하며 통합을 이룬 축구협회의 새 수장으로 결정됐다. 정몽규 회장은 21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서 열린 제53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투표서 106명의 선거인단 중 이날 참석한 98명으로부터 만장일치 찬성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오는 2020년 12월까지 4년간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정 회장은 체육단체 통합에 따라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와 대한축구협회가 통합된 이후 처음으로 수장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마감된 회장 후보 등록에 단독 출마했다. 지난 2013년 선거에서는 4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이번엔 정 회장 홀로 나서 찬반 투표로 진행됐다. 106명의 선거인단은 대의원 37명(세종시 포함 시도협회장 17명, 연맹 회장 8명, K리그 클래식 구단 대표 12명)과 시도협회 추천 임원 16명, 선수 24명, 지도자 24명, 심판 5명으로 이뤄졌다. 이날 참석한 선거인단은 98명이었다. 8명은 불참했다. 정 회장은 98명으로부터 모두 찬성표를 받아 만장일치 당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디비전 시스템 완성 ▲시설 인프라 확충 ▲국제 경쟁력 강화 ▲고품격 축구 문화 조성 ▲KFA 브랜드 파워 강화 등 크게 5가지의 공약을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시도협회 지원 확대 및 지역밀착형 축구 활성화 ▲축구저변 확대 및 유소년 참여 확대 ▲학원축구활성화 ▲심판, 지도자 제도 개선 ▲디비전 시스템 완성 ▲시설 인프라 확충(제2 NFC 건립) ▲국제 경쟁력 강화 ▲고품격 축구 문화 조성 ▲KFA 브랜드 파워 강화 등 9가지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당선확정 후 열린 기자회견서 "한국 축구는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승리에 집착하는 플레이를 한다"면서 "대표팀서 일어나는, 팬들에게 비난받는 모든 일들은 대표팀만의, 감독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스템의 문제다.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면 축구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뿌리부터 철저히 뜯어 고치겠다고 대변혁을 예고했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 당선소감과 공약은.
▲ 제53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당선돼 더욱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최선을 다해 공약을 추진하겠다. 잘 훈련된 선수들이 팀으로 하나되는 모습에서 축구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축구 팬들과 함께 할 때에 축구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다. 유소년서 프로축구까지 대다수의 많은 팬들이 승리에 집착해 팬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오랫동안 우리만의 리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저비용으로 축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4년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건 2가지다. 첫 번째로 유소년 축구 환경 개선이다. 비전 해트트릭에 맞춰 재미있게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겠다. 결과에서 벗어나 많은 유소년들이 축구를 즐기는 환경을 만들겠다. 모든 국민이 즐기는 평생 스포츠로 패러다임 전환을 만들겠다. 올림픽 이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학교 대회 방식 및 훈련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 입시 제도 개선을 통해 고등학생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고, 우수한 선수들이 프로와 해외에 더욱 빨리 진출할 수 있게 만들겠다. 유소년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장기적인 미래를 지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 두 번째는 저변확대와 디비전 시스템 구축이다. 현재 프로축구는 클래식과 챌린지가 있지만 명확한 체계가 없다. K3에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와 팀이 늘어나고 있다. 3부와 4부를 구축하려고 한다. 그 이후의 영역은 생활 축구다. 직장인 중심의 5부리그, 생활축구의 6부리그를 기본 골격으로 디비전 시스템을 만들겠다. 디비전 시스템은 축구를 하고 싶은 모든 이들이 수준에 맞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 축구 발전을 위해 선수 지도자 심판 등 모든 축구 관계자들의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
- 만장일치 당선 의미와 책임감은.
▲ 지난 12일 후보등록기간 중 단독 출마하게 돼 어깨가 더 무거웠다. 내 임기 동안 더욱 축구 발전을 위해 일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비밀투표라고 해서 과연 몇 분이 반대할까 궁금했다. 만장일치로 선출 되어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지지해주는 만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임기 동안 더욱 열심히 하겠다.
- 52대 회장 선거 당시 공약이었던 예산증액 2~3000억 원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 프로에서 유소년까지 승부에 집착하는 플레이를 한다. 프로의 경우도 팬들의 호응이 많이 적다. 특히 중계방송이 더 많아야 하는데 현재 축구 문화는 많은 팬들이 즐기는 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승패만 따진다. 축구를 축제로 만들고 모든 이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모든 걸 쏟아내면 팬들도 즐긴다. 상업적인 중계권도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국가대표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점도 초중학교에서 똑같이 일어난다. 이런 게 발전된다면 앞으로 4년 안에 상당히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 비전 해트트릭을 위해 정부-교육부와 어떻게 협의하고, 언제까지 가능할 것 같은가.
▲ 올해 안에 각 연맹과 협의해 초등학교 8대8 축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 아이디어 단계지만 초등학교 때 지역 연고서 축구를 다 할 수 있고, 고등학교는 준프로이지만 중학교까지는 집근처에서 운동을 하는 편안한 환경서 운동을 해야 한다. 심층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 많은 선거인단이 참여해 협회선거구조를 바꿨다. 협회 구조를 검토해야 한다. 축구 전반에 걸쳐 한 번 다 검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상징적인 대학교에서 시행한다면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 시도민구단 재정건정성과 K리그 중계권 문제 그리고 협회-연맹의 상생방안은.
▲ 한국의 남녀 구단은 고비용 구조다. 각 프로 구단들이 승패에 매몰돼 항상 좋은 외국인 선수나 고액연봉 선수를 많이 쓰고 있어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적다. 이들에게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외국인 선수도 시행착오가 많기 때문에 줄이면서 유소년 선수들이나 젊은 피들에게 기회를 준다면 한국 축구가 건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축구가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수비벽을 두텁게 하고 지지 않으려는 축구를 하는 게 사실이다. 이렇게 계속 간다면 축구 경쟁력과 시스템이 타국에 추월 당할 것 같은 절박한 마음이다. 시스템을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제 대회 성적은. 
▲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다하겠다. 근본적으로 모든 대표팀서 일어나는 팬들에게 비난받는 일들은 대표팀만의, 감독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스템의 문제다.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면 축구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
- 기업인이지만 스포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 현대자동차에서 4년간 회장을 하고 현대산업개발에서 16년 동안 회장을 하며 20년 동안 기업에서 젊은 나이부터 남들이 못하는 좋은 경험을 많이 하는 행운을 누렸다. 스포츠 발전에 내 경험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스포츠를 하면서 회사 경영을 더 잘 본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를 통해 많이 배운다. 스포츠와 축구의 문제점과 회사의 문제점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경영이나 스포츠서 조금씩 축구가 사회의 다른 면을 통해 반 걸음, 한 걸음 발전하는 계기를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 디비전 시스템에서 하부리그 지원책은.
▲ 내셔널리그와 K3는 지금까지 계속 토의를 해왔다. 앞으로 당장 어떻게 한다고 말은 못하지만 2~3년 계획을 갖고 있다. 내셔널리그가 K3로 간다든지, 챌린지로 간다든지 등을 계속 상의해야 한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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