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전대미문의 승부조작 사태가 터졌다.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부장검사 김경수)는 21일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창원지검에 따르면 혐의를 받고 있는 군체육부대(상무) 소속 외야수 C 선수가 먼저 브로커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검은 "2015시즌 KBO리그 4경기에서 B 투수가 브로커 A와 결탁해 1회 고의 볼넷을 던지는 등 승부조작하고 그 대가로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방 운영자로부터 고액의 금품을 받은 프로야구선수 2명, 브로커 1명, 불법스포츠 도박베팅방 운영자 등 총 4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 등으로 인지해 브로커 1명을 구속 기소, 프로야구 선수 1명과 베팅방 운영자 1명을 각 불구속 기소, 군체육부대 소속 프로야구 선수 1명(C 선수)을 군검찰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전날(20일) NC 구단이 밝힌 대로 프로야구 선수 한 명은 이태양이다. 이태양은 이번 승부조작 사태에서 실질적으로 승부 조작을 실행했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것은 C 선수. 창원 지검에 따르면 브로커 A가 클럽에서 이태양과 C 선수에게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라고 접근했는데, C는 이 친분을 이용해 먼저 A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했다.
창원지검에 따르면 C 선수는 승부조작 제의를 꺼냈을 뿐 아니라 이태양에게 금품 2000만 원을 직접 전달하는 등 승부조작에 깊이 관여했다. 지금까지 프로스포츠에서 이뤄진 대부분의 승부조작은 브로커 발(發)이었다면 이번에는 선수가 브로커에게 먼저 제의했다는 것. 언론 보도를 통해 실명이 알려진 C 선수는 휴대전화를 꺼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프로야구 선수들의 품위는 물론 신뢰도가 큰폭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땀으로 이뤄내는 결과라는 순수성을 바탕으로 흥행을 이어온 프로야구였다. 하지만 그 안에서 선수들이 정상적인 사고로는 생각할 수 없는 승부조작을 설계하고 실행했다. 어떤 팬들이 그런 선수가 또 있을지 모를 프로야구에 애정을 보낼 수 있을까.
프로스포츠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건이 터지면서 야구계도 큰 혼란에 빠졌다. KBO 관계자는 21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선수들에게는 야구활동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영구 실격 등 중징계를 피할 수 없겠지만 만약을 고려해 사법적인 판결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현재 입장을 전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