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안지만(33)과 윤성환(35)이 다른 처분을 받아 검찰로 송치됐다. 마카오 원정 도박 파문으로 야구계를 들썩이게 했던 4명의 선수들은 당분간은 모두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외 원정도박 등 상습도박 혐의로 조사 중이던 안지만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안지만과 같은 혐의를 받아 조사 중이었던 윤성환은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은 안지만에 대해서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으며 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이 흘러간 정황도 확보했다며 불구속 입건 사유를 밝혔다. 다만 윤성환의 경우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핵심 피의자가 해외 도피 중이라 수사 유보 성격이 강한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 윤성환은 향후 피의자 신병이 확보되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마카오 원정도박 혐의로 논란을 일으켰던 네 명의 선수의 길은 엇갈렸다. 검찰이 수사를 맡았던 오승환(세인트루이스)과 임창용(KIA)은 모두 처벌을 받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벌금형이기는 하지만 실형이라는 측면에서 KBO의 징계 또한 받았다.
하지만 선수 생활은 이어가고 있다. MLB에 진출해 KBO 리그 징계와는 일단 무관했던 오승환은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의 특급 계투 요원으로 자리한 것에 이어 최근에는 마무리 자리까지 따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으로부터 방출된 임창용은 KIA와 계약을 맺었고, KBO의 징계(72경기 출장 정지)가 모두 끝난 뒤, 다시 1군에서 활약 중이다.
반면 경찰의 수사를 받았던 안지만과 윤성환은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올 시즌 그대로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참여하지 못했고, 스프링캠프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으나 삼성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그러나 안지만은 불구속 입건됨에 따라 향후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벌금형이라도 확정될 경우 임창용의 전례에 따라 최소 ‘시즌 50%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안지만의 올 시즌은 끝날 수 있고, 삼성도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성환의 경우는 사정이 더 복잡하다. ‘참고인 중지’ 처분이 내려졌지만 무죄라는 의미는 아니다. 때문에 언제든지 수사가 재개될 수 있는 신분이다. 지금껏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윤성환을 징계하지 않았던 삼성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