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뮤직] 트와이스, 콘셉트가 ‘박진영’이었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7.19 13: 05

 팬들은 반발할지 모르겠지만, 트와이스의 콘셉트는 ‘박진영’이다. 5:5 가르마에 비닐바지를 입고 춤추는 ‘괴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것 없는 본인들의 이야기 자체가 콘셉트라는 점, 이 같은 진정성으로 주목받고 사랑받아오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박진영, 그는 음악에 삶을 녹이는 가수. 데뷔 전부터 수십 년간 써온 곡들을 쭉 이어 붙이면 박진영의 삶이 된다. 이에 그의 콘서트는 스토리가 탄탄한 한편의 영화 같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청혼을 하고, 이별하고, 후회를 해보기도 한다. 자신의 딴따라 인생을 돌아보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음악에 솔직하게 담긴다.
프로듀서로서 후배 가수들에게 요하는 제1조건 역시 진정성. 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SBS ‘K팝스타’에서도 잘 드러난다. ‘몸에 힘을 빼고 부르라’거나 ‘말하는 것처럼 노래하라’는 주문은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가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실제 성격과 매력이 노래 속에 그대로 묻어나는 참가자의 노래에 감동하는 이유다.

트와이스는 박진영의 이 같은 철학을 그대로 담은 팀이다.
그 흔한 콘셉트 하나 없다. Mnet ‘식스틴’을 통해 이들의 데뷔과정과 이후의 성장하는 스토리 자체가 드라마가 됐고, 자연스럽게 팬들을 흡수해 나갔다. 이들의 이야기 자체가 콘셉트가 되고 있다는 점은 다른 경쟁 팀들이 확실한 콘셉트를 정하고 색깔을 만들려 노력하는 모습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데뷔까지 혹독한 서바이벌을 거친 것도 짠내 났지만, 데뷔 이후 일련의 과정들을 짚어보면 성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 Scene1, 2015년 5월 5일 ‘식스틴’ 첫 방송
10년 동안 연습생(지효), 그 외 오랜 기간 연습생 기간을 가진 멤버들, 또 오랜 기간 한국에서 지내며 연습생으로 꿈을 키운 외국인 멤버들 등 사연 많은 멤버들이 모여서 서바이벌을 시작했다.
멤버들이 함께 데뷔를 향해 가는 이야기와 그 안에서의 우정과 성장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의 진정성과 매력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면서 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 Scene2, 2015년 10월, 트와이스 데뷔
워낙 ‘식스틴’의 열기가 뜨거웠기에 트와이스의 데뷔에 대한 기대는 폭발적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받아 든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데뷔곡 ‘우아하게’는 공개 첫 날 멜론 일간 순위 98위를 기록하며 100위 권 내에 턱걸이로 진입한 바다.
# Scene2, 역주행의 시작
트와이스는 기대 이하의 성적에 굴하지 않았다. 데뷔 이후 각종 음악방송은 물론 인터넷 방송까지 돌며 활동을 펼쳤다. 팬 사인회 역시 3시간을 넘기는 진기록을 만들어내며 팬들과 가까이 가려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은 점차 빛을 발했다. 트와이스가 활동을 펼칠수록 차트에서 ‘우아하게’의 성적이 점차 상승한 것. 결국에는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5~6위권까지 치솟았고, 이 순위를 약 3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유지하며 사랑 받았다.
# Scene3, 쯔위 사태
이 같은 좋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중화권 출신 멤버 쯔위가 의도치 않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동북아 3국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발발한 것. 이에 멤버들은 어린 나이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맞게 됐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맞게 된 첫 스케줄에서 보여준 트와이스의 모습은 팬들을 감격시키기에 충분했다. 논란 이후 첫 일정이었던 ‘아육대’ 녹화 현장에 멤버들이 모두 손깍지를 끼고 등장한 것. 이 같은 모습에 트와이스를 지지하던 팬들은 더욱 단단하게 뭉쳤다.
#Scene4, 트와이스 2집, 올킬!
쯔위 사태, 티셔츠 논란 등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 트와이스는 모진 논란들을 겪어내면서 더욱 성장했다. 이는 트와이스를 응원하는 팬들도 마찬가지.
이에 지난 4월 25일 발매한 2집 앨범 ‘페이지 투(PAGE TWO)’ 타이틀곡 ‘치어 업(Cheer Up)’은 발매와 동시에 각종 차트 1위를 휩쓸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후 막강한 경쟁 가수들이 컴백했음에도 잇따라 1위를 탈환하며 오래도록 왕좌를 지켰다는 것.
#Scene5, 트와이스 감격의 첫 음방 1위..그리고 전소미와 재회
진짜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트와이스는 ‘식스틴’ 첫 방송이었던 5월 5일, 같은 방송사 음악방송인 ‘엠카운트다운’에서 데뷔 첫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더욱 특별하게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또한 ‘식스틴’에서 아깝게 떨어진 전소미가 이날 아이오아이로 데뷔 무대를 가졌고, 트와이스와 전소미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회자됐다.
#Scene6, 마지막 방송..정연의 부상 투혼
트와이스가 각종 음악 방송 1위를 휩쓸고 있는 시점에서 멤버 정연이 SBS ‘정글의 법칙’ 촬영 중 다리 부상을 당했다. 이에 2집 마지막 활동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상황.
그런데 이후 ‘뮤직뱅크’에서 트와이스가 또 1위를 차지하면서 부상을 당한 정연이 무대에 올랐고, 마지막을 다 함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팬들은 트와이스의 이런 모습에 프린세스 메이커(딸을 공주로 만들어가는 게임 )를 빗대 ‘트와이스 메이커’라는 별명을 붙였다. 만들어진 이야기나 콘셉트가 아닌 실제로 일어나는 드라마 같은 과정들과 멤버들이 보여주는 진정성이 지금의 트와이스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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