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대니 돈이 전반기 팀에서 확실히 자리잡았다.
대니 돈은 전반기 팀 85경기 중 80경기에 출장해 282타수 86안타(12홈런) 54타점 44득점 타율 3할5리를 기록했다. 장타율 5할1푼8리, 출루율 3할9푼6리, 둘을 합한 OPS가 9할1푼4리로 팀내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출루율, OPS 1위, 장타율 2위에 올라 있다.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대니 돈은 그저 조용한 존재였다. 선수들이 짓궂게 장난을 쳐도 순한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4번 타순에서 2할4푼2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아쉬운 존재가 되기도 했다. 거포 스타일은 아니더라도 4번 역할을 맡아주길 바랐던 팀의 기대와 어긋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윤석민이 부상에서 회복해 4번타자를 맡고 대니 돈은 한 타순 내려가면서 확 달라졌다. 대니 돈은 5월까지 169타수 44안타(8홈런) 타율 2할6푼을 기록했는데 6월 이후에는 113타수 42안타(4홈런) 타율 3할7푼2리로 성적이 껑충 올랐다.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4푼2리로 원래 타율보다 4푼 가까이 높다.
대니 돈은 타순에 대해 "4번에서 벗어나 다른 시선에서 야구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방에 대한 부담을 털어낸 그의 컨택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좌투수 상대 2할을 밑돌았던 그는 전반기 끝에서는 좌투수 상대 2할5푼6리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 이제 좌투수들도 그를 만만히 보기 어려워졌다.
심재학 코치는 대니 돈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 "뭔가 기술적으로 변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생각이 많고 이야기를 하면 잘 듣는다. 이제 한국 야구에 적응하면서 한국 투수들의 공에 어떻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이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이 원하는 똑똑한 타자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넥센 타순은 서건창, 고종욱, 김하성, 박정음 등 젊은 타자들의 힘에 이택근, 채태인, 윤석민, 김민성 등 중고참들의 노련미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이 자리잡으면서 쏠쏠한 활약 중. 특히 외국인 타자 연봉 8위(60만 달러)로 시즌을 시작한 대니 돈은 가성비에 있어서도 팀에 웃음을 주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