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변 없는 흐름을 이어갈 줄 알았던 경기가 마지막에 뜨겁게 타올랐다. 전날 빗속에 치러진 경기가 선두권의 경쟁을 고착화시킨 것이 이날 오히려 변수로 작용한 듯 보였다. 하지만 대회 내내 온전히 자신의 경기에 집중한 선수가 마지막에 정상에 섰다.
고진영(21, 넵스)이 나흘 내내 선두를 유지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했다.
고진영은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파72, 662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1개, 버디 3개로 2타를 줄였다.
이로써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고진영은 2위권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5월 1일 끝난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한 고진영은 2개월여만에 이를 재현, 시즌 2승과 개인통산 6승에 성공했다.
특히 고진영은 이날 우승상금 3억 원을 획득, 선두 박성현(23, 넵스)에 이어 상금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더불어 9510만 원 상당의 뉴 X5 승용차 부상까지 받아 기쁨을 더했다.
이날 승부의 초점은 2타차 단독선두로 나선 고진영과 2타차 2위로 추격하는 이민영에게 맞춰졌다.
고진영이 첫 홀(파4)과 3번홀(파5)에서, 이민영이 2번홀(파4)과 6번홀(파5)에서 각각 버디를 잡을 때만 해도 큰 변화가 없었다. 2타차가 유지되면서 고진영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고진영이 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고진영이 1타를 잃은 반면 이민영은 8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 공동선두가 됐다.
이제 누구라도 실수를 하면 불리한 상황. 결국 팽팽한 긴장 속에 이민영이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이민영은 12번홀(파3)에서 1미터 정도의 짧은 파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러프에서 세컨드 샷을 잘 올렸으나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승부는 17번홀에서 사실상 결정됐다. 고진영이 17번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킨 반면 이민영은 보기를 범하면서 1타를 잃었다. 이민영은 그 사이 선두권에 가세한 정희원(25, 파인테크닉스)에까지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정희원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기록, 11언더파 277타로 2위를 차지했다.
정연주(24, SBI저축은행)는 이날 1타를 줄여 7언더파 281타로 4위를 차지했고 장수연(22, 롯데)는 오지현(20, KB금융그룹), 박소연(24, 문영그룹)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한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활약하다 거의 3년만에 국내 무대에 섰던 이보미(28, 혼마골프)는 이날 1타를 줄이며 3오버파 291타를 기록, 공동 26위로 경기를 마쳤다. /letmeout@osen.co.kr
[사진] 고진영(위)과 이민영(아래)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