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구세주가 될 것인가. 혼돈의 5강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KBO리그는 오는 19일부터 본격적인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단연 관심사는 혼돈 속에 빠진 5강권이다. 그리고 이들은 저마다 5강에서 살아남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4위 SK부터 10위 kt까지 8경기 차이로 촘촘하게 붙어 있는 상황이다. 4위 SK는 다소 멀어보이기는 하지만 하위권에 포진해 있는 팀들도 아직까지는 5강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만큼 KBO리그 순위 판도는 혼돈에 빠져 있다.
그렇기에 외국인 선수들을 조기에 교체해 '아직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인식을 상대들에 심어주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비중이 여전히 큰 KBO리그이기에 외국인 교체는 성적에 대한 욕심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5강권 싸움을 하고 있는 팀들 가운데 KIA를 제외한 5개 팀이 모두 외국인 선수들을 교체해 후반기 대도약을 노리고 있다.
SK는 일찌감치 외국인 좌완 크리스 세든과 작별을 고하고 브라울리오 라라를 데려왔다. 라라는 전반기 3경기 등판했다. 구원 2경기 선발 1경기였다. 10⅓이닝 3자책점 평균자책점 2.61로 준수하다. 특히 좌완으로서 150km가 넘는 빠른공이 매력적이다. 라라가 후반기 선발진에 완벽하게 녹아들 경우 SK는 5강을 넘어서 3위 넥센을 바라볼 수 있다.
롯데는 이전 외국인 짐 아두치가 금지 약물을 복용하면서 36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교체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18홈런을 때린 바 있는 외야수 저스틴 맥스웰을 영입했다. 올스타 휴식기 때 한국에 입국했고, 17일과 18일 팀 훈련에 합류해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출격한다. 맥스웰이 아두치가 빠진 중견수와 중심 타선의 허전함을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우완 파이어볼러 파비오 카스티요와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좌완 에릭 서캠프를 데려왔다. 이미 전반기 KBO리그의 맛을 본 상황. 카스티요는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5.00의 성적을 전반기에 남겼고, 서캠프도 전반기 막판 4⅓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KBO리그 연착륙을 했다. 김성근 감독의 변칙적인 투수 운용에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따라 한화의 구세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LG 역시 뒤늦게 한국 무대에 데려온 스캇 코프랜드를 데이비드 허프로 교체했다. 허프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 불펜으로 나와 1⅔이닝 1실점으로 적응기를 거쳤다. 허프가 기복이 많았던 LG 선발진에 어떤 힘을 불어넣느냐에 따라 전반기 마지막 10경기 2승8패에 그친 팀도 정상궤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올해 외국인 선수 덕을 보지 못하고 있는 삼성도 한화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하지만 콜린 벨레스터의 대체 아놀드 레온이 부상으로 5월 말 첫 등판 이후 아직까지 개점 휴업 상태다. 앨런 웹스터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좌완 요한 플란대는 후반기 본격적으로 출격 예정이다. 팀 전체적으로 힘이 빠진 삼성에 외국인 선수들마저 도와주지 않을 경우 삼성의 올시즌은 점점 힘들어진다.
올해까지 외국인 선수 1명을 더 활용할 수 있는 최하위 kt도 지난해에 이어 외국인 선수 복이 없는 편이다. 이미 슈가 레이 마리몬을 방출하고 조쉬 로위를 데려왔다. 요한 피노 역시 입지가 불안한 편이다. 대체 선수가 한 명 더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투수진 자체가 빈약한 kt로서는 대체 외국인 투수의 활약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연 대체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KBO리그 후반기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jhrae@osen.co.kr
[사진] SK 라라(왼쪽부터)-한화 서캠프-한화 카스티요-LG 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