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의 터널에서 빠져 나온 류현진(29·LA 다저스)이 힘찬 후반기를 다짐하고 있다. 다만 류현진만 부상에서 돌아온 것은 아니다. 동료들도 부상의 늪에서 차례차례 복귀할 채비를 마치고 있다. 류현진으로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LA 다저스 선발진은 올 시즌 부상에 수난시대를 보냈다. 지난해 각각 수술을 받았던 류현진과 브랜든 매카시가 전반기 일정의 거의 대부분을 날린 가운데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던 브렛 앤더슨과 알렉스 우드도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여기에 전반기 막판에는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까지 등 통증으로 이탈했다. 그 결과 수많은 대체 선발들이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그나마 그 정도로 버틴 것이 다행이었다.
이 중 매카시와 류현진이 먼저 복귀했고, 6월 28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커쇼도 곧 복귀를 앞두고 있다. 커쇼는 최근 60피트 거리에서 투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커쇼의 복귀를 반기면서 “재활 등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7월 말에는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3두근 부상을 당했던 우드도 애리조나에서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고 이제 재활 등판을 앞두고 있다. 등 부상으로 역시 전반기 일정을 날린 앤더슨도 곧 라이브 피칭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드가 좀 더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앤더슨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8월 가세가 예상된다. 갑자기 선발투수들이 풍족해지는 상황이 됐다.
다저스는 후반기 애리조나와의 3연전에 버드 노리스, 브랜든 매카시, 마에다 겐타가 차례로 출격한다. 워싱턴과의 그 다음 3연전 첫 2경기에서는 스캇 카즈미어와 류현진이 나선다. 커쇼는 노리스의 자리를 그대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앤더슨과 우드까지 돌아오면 8월부터는 선발 경쟁이 치열해진다.
당분간은 매카시와 류현진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류현진은 확실한 실적을 보여준 선수다. 우선 순위가 확실하다. 급격한 난조에 빠지지 않는 이상 좀 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문제는 류현진이 3~4경기 부진에 빠질 때다. 우드와 앤더슨을 그냥 묵혀둘 수는 없는 상황, 순위 싸움이 급박한 상황에서 로테이션에 손을 댈 수 있다.
류현진의 재활은 남은 반 시즌을 봐야 한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구위와 감을 찾을 기회가 필요하다. 결국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 만한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며 로테이션 자리를 사수해야 한다. 2013·2014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벤치를 납득시킬 수 있는 성적이 필요하다.
구위는 물론 100개 이상의 투구수도 소화할 수 있는 체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벤치의 커트라인을 넘어서야 한다. 다행히 첫 등판 이후 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이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제 능력만 발휘하면 걱정할 일은 없다. 류현진은 오는 21일 워싱턴과의 후반기 첫 경기를 시작으로 시험대에 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