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장대비가 쏟아졌다. 오후들어 빗방울은 잦아 들었지만 곧바로 강풍이 따라 왔다. 한 타를 줄이기도 힘든 날이다. 타수를 잃지나 않으면 다행인 조건이다.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파72, 6623야드)에서 계속 된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3라운드는 타수를 줄이는 선수보다 잃는 선수들에 의해 순위변동이 생겼다. 3라운드에서 1타라도 줄인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어쨌든 ‘무빙 데이’는 맞았다.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날씨의 변수가 선수들의 제 기량을 가로막았다.
남들이 타수를 잃어갈 때 잘 지키는 것도 실력이다. 1, 2라운드 단독 선두인 고진영(21, 넵스)은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역시 선두감이었다. 비바람이 치는 악조건 속에서도 타수를 잘 지켜냈다. 중간합계 11언더파, 3일 연속 단독 선두 질주다. 지난 주 대회에서 컷 탈락한 고진영이 맞나 싶을 정도다.
버디 1개, 보기 1개로 전반홀을 막고 후반 12, 13번 홀에서는 연속 버디도 낚았다. 한때 2위 이민영과 4타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파4 15번홀에서 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티샷이 우측으로 휘면서 숲속으로 들어갔다. 공을 분실할 수 있어 잠정구까지 치고 나왔다. 다행이 공은 찾았고, 페어웨이로 레이업을 한 뒤 보기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마지막 18번홀을 보기로 마친 고진영은 3라운드를 이븐파로 지켜냈다.
2라운드부터 단독 2위로 따라붙은 이민영(24, 한화)도 난관을 극복한 선수로 손꼽혔다. 신장암을 극복하고 지난 3일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1년 9개월만에 우승컵을 추가한 이민영이다. 비바람 정도를 두려워할 그녀가 아니다.
3라운드 성적은 버디 2개, 보기 2개로 이븐파. 중간합계 9언더파로 단독 2위를 이틀 연속 유지했다.
그 뒤로는 1타를 줄이는 데 성공한 정연주(24, SBI저축은행)가 있다. 정연주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중간합계 6언더파를 달렸다. 단독 3위.
18번홀 보기로 아깝게 이븐파를 새긴 정희원(25, 파인테크닉스)은 5언더파로 단독 4위가 됐다. 정희원은 근래들어 리더보드 상위에 이름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 선수다. 10일 끝난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4위, 6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100c@osen.co.kr
[사진] 고진영과 이민영의 3라운드 경기 장면. /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