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빨 로맨스' 벌써부터 류준열이 그립지 말입니다[종영③]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7.15 07: 00

'운빨이 없었다면 무슨 재미로 지난 3개월을 보냈을까?' 사랑 없는 퍽퍽한 삶을 사는 누군가에게는 연애 세포를 깨우는,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는 곁에 있는 이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샘솟게 하는 역할을 ‘운빨로맨스’가 톡톡히 했다. 출생의 비밀 같은 자극적인 소재는 없다. 밀고 당기는 연애 기술로 서로를 재기만하는 소모전도 없다.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상대를 치유하는 힐링 로맨스만 있을 뿐이다.
송가에는 ‘응답 징크스’가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크게 주목 받은 배우들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잘 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배우 류준열은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1위라는 성적표를 받으며 징크스를 깼다. 지난 5월 25일 방송된 ‘운빨로맨스’ 1회는 전국 기준 10.3%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된 SBS ‘딴따라’, KBS 2TV ‘마스터-국수의 신’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 동시에 ‘운빨로맨스’는 착한 로맨스라는 호평, 그중 류준열이 연기한 제수호는 또 한 번 여심을 사로잡은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받았다.
류준열은 올해 가장 뜨겁게 데뷔한 핫루키다. 올해 1월 1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김정환 역을 맡아 대한민국 여심을 흔들어 놨다. 극중 혜리와의 러브라인을 지지하는 의미의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규모가 엄청났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응팔’ 속에서 정환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게 했던 건 그를 연기했던 류준열의 힘이 크다.

요즘 시청자들은 영리하다. 거짓임을 눈치 채면 쉽게 감정선에 따라오지 않는다. 그러나 류준열은 눈빛 하나 몸짓 하나 숨결 하나하나도 허투루 연기하는 법 없이 모든 장면에서 세심하게 감정을 녹여내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정환의 감정선을 따라 작품을 보게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어남류’를 만들어낸 것이다.
소재도 독특하고 신선했다는 평이다. 보늬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건 미신이고, 이를 통해 수호와도 얽히게 된다. 초반 보늬는 동생 심보라(김지민 분)를 살리기 위해서는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도사의 말에 고군분투했고, 수호를 만나면서 식물인간이었던 보라가 의식을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이 미신에 대한 맹신이 아니란 건 드라마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은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사랑의 힘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보늬 뿐만 아니라 작품 속 인물들은 서로 하나씩의 상처를 갖고 있다. 수호는 천재 소년으로 태어나 남들과 다르다는 시선 속에서 살아왔고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었다. 한설희(이청아 분)는 수호를 미국에 두고 홀로 돌아왔다는 생각에 10년 동안 마음 앓이를 했고, 최건욱(이수혁 분)은 아버지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렸다는 생각으로 그를 미워했었다. 이처럼 저마다 상처를 품고 사는 완벽하지 않은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아픈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어가면서 그저 그런 4각 관계가 아닌,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준다는 착한 로맨스가 ‘운빨로맨스’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운빨로맨스’에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사랑에서 착한 드라마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던 ‘운빨로맨스’ 덕분에 약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안방은 ‘베이비핑크’ 빛으로 물들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화이브라더스,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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