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3명 부진... 마리몬 퇴출
주권-심재민-김재윤 등 영건 성장은 수확
kt 위즈가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쳤다.
kt는 14일 수원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5-10으로 패하며 전반기를 32승 47패 2무로 마쳤다. 지난해 전반기를 28승 58패에 마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장이었다. 그러나 순위표는 지난해와 같았다. 다만 5위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는 5.5경기 차에 불과해 후반기 반격을 노려볼 수도 있다.
kt의 전반기는 희망과 불안이 공존했다. 4월까지만 해도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친 kt는 4월까지 12승 13패를 기록했다. 롯데와 공동 5위의 기록으로 1위 두산 베어스와는 6경기 차가 났다. 지난 시즌 3~4월에는 25경기서 3승 22패를 기록했다. 전혀 다른 성적표였다. 팀 24홈런으로 리그 2위였고 팀 평균자책점도 4.53으로 6위였다.
하지만 5월 7승 15패, 6월 11승 13패, 7월 2승 6패로 점차 승패 마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선발진 붕괴에 있었다. kt는 올해까지 외국인 투수 3명, 타자 1명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전반기 81경기서 선발 평균자책점은 6.26으로 9위였다. 트래비스 밴와트 만이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채웠다. 밴와트도 4승 8패 평균자책점 5.31로 에이스 임무를 해내진 못했다.
슈가 레이 마리몬은 시즌 초반 빠르게 승수를 쌓았지만 팔꿈치 통증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12경기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5.23의 성적을 남긴 채 웨이버 공시됐다. 지난 7일 대체 외국인선수 조쉬 로위가 영입됐다. 또 다른 외인 요한 피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즌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올 시즌 11경기(7경기 선발)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7.64의 기록이다. 토종 선발 투수들의 성적에도 미치 못했다.
희망이 있다면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었다. 주권은 올해 kt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다. 주권은 시즌 초만 하더라도 데뷔 첫 승에 번번이 실패했다. 경기 운영 능력이 다소 부족해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 5월 27일 넥센을 상대로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후 선발진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불펜진에서도 수확이 있었다. 시즌 초 고영표가 고군분투하며 불펜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성적이 점차 떨어졌고 지난 6월 16일 우측 팔꿈치 후방 충돌증후군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유망주들이 성장했다. 심재민은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귀국했다. 준비가 늦었지만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팀에 힘을 보탰다. 전반기 38경기서 2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3.89로 전천후 필승조가 됐다.
마무리로 자리 잡은 김재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김재윤은 지난해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고 올 시즌도 상승세다. 김재윤은 전반기 32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1홀드 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5월 평균자책점 2.08, 6월 평균자책점 2.89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조범현 감독도 “전반기에 그래도 김재윤으로 뒤(마무리)를 만들어놓은 것이 작은 수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