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욱-신재영-김재환-김세현 등장
구관들 건재, 타이틀 레이스 혼전
치열하게 달려왔던 2016년 KBO 리그가 잠시 숨을 고른다. 전반기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개인 순위에서는 예년에 비해 새로운 얼굴들의 약진이 도드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 분야의 터줏대감이 든든히 버티고 있어 수상 가능성은 미지수다.
KBO 리그 전반기 일정이 14일로 마무리된 가운데 전반기 타이틀 홀더도 윤곽을 드러냈다. 아직 근소한 경우가 많아 수성 여부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정상과 상당 부분 근접한 새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또한 리그 정상급 선수들도 상당 부분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며 선전했다는 것도 읽을 수 있다.
타격 부문에서는 최형우(삼성·0.358)가 1위에 오른 가운데 고종욱(넥센·0.356)이 간발의 차이로 1위를 쫓고 있다. 입단 이후 주로 백업에 머물다 지난해부터 입지를 넓히기 시작한 고종욱은 아직 규정타석을 채워본 적이 없는 선수. 그러나 지난해 119경기에서 타율 3할1푼을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는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4위 박건우(두산·0.346), 5위 김문호(롯데·0.344) 또한 이 부문 순위표에서는 새 얼굴들이다.
홈런 부문에서는 에릭 테임즈(NC·25개)가 1위를 달린 가운데 김재환(두산·22개)이라는 새 얼굴이 공동 2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던 김재환은 2008년 1군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10개였던 선수. 그러나 전반기에만 그 배가 넘는 22개의 아치를 그렸다. 외국인임은 감안해야겠지만 KBO 리그에서는 첫 시즌인 윌린 로사리오(한화)도 홈런 공동 2위(22개), 타점 2위(74개)로 선전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에서는 더스틴 니퍼트(두산·3.26)와 김광현(SK·3.30)이라는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신재영(넥센·3.33)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성적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N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입단한 뒤 군 복무를 마친 신재영은 올해가 1군 데뷔. 그러나 10승3패 평균자책점 3.33의 빼어난 투구 내용으로 평균자책점 3위, 다승 공동 2위의 성적을 냈다. 사실상 지금까지의 성적으로도 신인왕은 예약했다는 평가다.
구원 부문에서도 올해 전업 마무리 첫 시즌인 김세현(넥센)이 전반기에만 26개의 세이브를 쓸어 담으며 1위에 나섰다. 2위 이현승(두산·20세이브)과의 격차가 꽤 벌어졌다. 김세현이 끝까지 1위를 지킨다면 개인 첫 구원왕이다. 넥센은 홀드 부문에서도 김상수(17홀드) 이보근(16홀드)이 2·3위에 오르며 선두 정재훈(두산·21홀드)을 추격 중이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마이클 보우덴(두산·97개), 지크 스프루일(KIA·95개)이라는 새 외국인 선수들이 1·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역시 새 얼굴이 타이틀 홀더가 될 수 있는 분야다.
다만 이 레이스에서 끝까지 달려본 경험이 있는 ‘구관’들도 만만치 않아 막판까지 진땀나는 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니퍼트는 투수 3관왕에 도전할 페이스고, 최형우와 테임즈는 다관왕 길목에서 정면충돌할 기세다. 좋은 기량과 더불어 철저한 몸 관리도 반드시 따라줘야 하는 레이스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