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함틋’ 웃다 우는 수지..우린 모두 김우빈이었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7.14 14: 32

 해맑게 웃다가 별안간 눈물을 보이는 수지. 그리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김우빈. 시청자들을 강하게 몰입시키는 순간이었다. 모두가 김우빈에 빙의돼 눈물의 이유를 찾았고,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가며 그에게서 사랑 이상의 뭉클함을 찾았다.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3회 속 한 장면이다. 이후 신준영(김우빈 분)의 독백이 결정적.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을 테다.
‘갑자기 나리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나리야, 나 너랑 한 약속 못 지키겠다. 난 을이한테 장난을 칠거고, 을이 놀릴 거다. 저 아이를 계속 보고 살아야겠다’(신준영)

노을(수지 분)의 해맑음 속에서 아픔을 본 준영이 사랑과 동정의 뜨거운 감성을 느끼는 장면. 예고치 않은 장면에 시청자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테다. 그리고 이 같은 장치는 극에 강하게 몰입을 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이 장면은 노을(수지 분)의 캐릭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착하고, 발랄하고 솔직한 20대 청춘. 하지만 아버지가 빚을 남기고 떠나며 하나뿐인 동생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사채업자들에게 쫓겨 가며 아르바이트라는 아르바이트는 다 찾아하느라 대학도 진학 못한 인물이다.
이 같은 캐릭터가 수지의 연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살아나고 있는데, 언급한 위의 함축적인 장면이 특히나 강한 인상을 줬다. 그에게 관심을 보이던 준영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바다. 밝게 웃다가 갑자기 눈물을 보여주는 장면.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내기 어려웠을 텐데, 수지는 섬세한 감정의 변화들을 잡아가며 이를 그럴싸하게 그려냈다.
앞서 이 드라마가 방송을 앞두고 있었을 당시까지만 해도 수지의 연기력에 의문 부호를 찍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이 같은 우려의 시선들이 확실히 거둬지고 있는 분위기. 감정의 폭발과 자제의 완급조절을 해가며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성숙한 연기와 함께 특유의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들이 맛깔나게 살아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우빈에게 쏟아지는 반응 역시 호평이다. 까칠한 특유의 매력이 뚝뚝 묻어나는 캐릭터를 자신의 옷을 입은 것마냥 소화해내고 있다는 분석.
이 같은 주연 배우들의 열연을 예쁘게 담아낸 영상미 또한 이 드라마를 보는 쏠쏠한 관전 포인트. 김우빈의 독백이 등장하면 슬로우모션 이펙트를 넣거나, 수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당겨 잡는 등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나 독보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장면들이 보는 맛을 더한다.
현재를 조명하고 그 이유를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설명해나가는 구성으로 진부할 수 있는 시한부 러브스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 청춘 대세 배우들의 출연과 열연, 탄탄한 극본, 아름다운 영상미 등이 이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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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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