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27)를 구원으로 투입하는 깜짝 승부수를 던졌다. 카스티요는 깔끔한 투구로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13일 잠실 LG전. 한화는 3회까지 1안타로 잘 막던 선발 송은범이 4회 급격한 난조를 보이며 대거 5실점했다. 심수창이 4회 급한 불을 끈 뒤 5회에는 장민재가 올라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장민재의 투구가 진행 중이던 6회부터 불펜에는 카스티요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카스티요는 14일 잠실 LG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차례였다. 그런데 이날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의 등판이 잡히면서 카스티요가 중간으로 들어가게 됐다. 14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일정이 마감되기 때문에 카스티요를 어떻게든 써야 했다. 외국인 출장 제한에 따라 서캠프가 나오는 날 로사리오를 빼지 않는 이상 카스티요를 쓸 수 없었다.
7회 장민재가 선두 박용택에게 좌전 안타를 맞자 이상군 투수코치가 올라와 교체를 알렸다. 카스티요가 모습을 드러내자 3루 한화 관중석이 들썩였다. 이천웅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 위기. 카스티요는 박용택에게 3루 도루를 허용하며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정성훈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1~5구 연속 150km대 직구를 던지다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어 LG 4번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와 승부에서 157km 강속구를 연속해서 던졌고,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위기 상황에서 구원등판이었지만 흔들림 없이 고비를 잘 넘겼다. 한화는 8회초 공격에서 윌린 로사리오의 2타점 2루타로 다시 7-5 리드를 잡았고, 8회 다시 올라온 카스티요는 8회 이병규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았지만 채은성과 유강남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위력을 떨쳤다.
카스티요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불펜에는 어떤 투수도 몸을 풀지 않았다. 9회 2사 후 이천웅에게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카스티요가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고, 한화가 7-5로 승리했다. 3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는 38개로 스트라이크 27개, 볼 11개였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