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시대'에 대처하는 공유의 자세 [인터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7.13 17: 00

 '아인 시대'에 이어 '공유 시대'가 오고 있는 걸까. 영화 '부산행'(연상호 감독)이 개봉을 앞두고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이미 제6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대돼 현지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 영화는 지난 12일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도 다르지 않은 평을 얻으며 '첫 천만 영화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주인공 공유 역시 그런 기운을 감지했을까? 
공유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감독님이 만드신 부분에 대해서는 다 만족하고 내 연기에 대해서는 만족을 못 한다"고 말했다. 작품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시간이 갈수록 더 두렵고 무서워지는 것이 자신의 연기를 보는 일이라는 것. 
'부산행'에서 공유가 맡은 역할은 좀비들이 득실대는 부산행KTX에서 딸 수안(김수안 분)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남자 주인공 석우다. 석우는 좀비들이 달려드는 위기의 순간에서 번뜩이는 지혜와 순발력으로 수안을 구할 뿐 아니라 결정적인 때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리더격의 인물. 표현에 서툴고 이기적인 펀드매니저에서 딸에 대한 사랑을 절절하게 드러내는 따뜻한 아빠로 극 중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입체적인 역할"이라는 표현에 대해 공유는 민망해 했다. 스스로의 연기에 불만족스러웠던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겸손이 아니라 부족한 게 있는데 감독님이 잘 메워주셨다"며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다 싶을 때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어야 하지 않나 하는 후회가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당당하게 최선을 다했고 후회없이 아낌없이 던졌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부산행'은 천만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이다. 공유는 정말로 천만 관객 동원을 상상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처음 천만 영화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런 게 되는구나 싶었다.  그러다 쌍천만 시대가 나왔다. 하지만 이러다가 나도 계속 영화를 찍다보면 나에게 그런 날이 오겠지?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부산행'으로 칸에 다녀오고 주변에 업계에서 듣는 얘기를 들었다. 그럴 수도 있을 거 같다, 고 하시더라. 나는 그분들 보다 더 조심스러운 것 같다"며 "물론 되면 나쁠 게 없다.그렇지만 상상하고 예상하는 것도 무섭고 조심스럽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건데, 네가 솔직하게 원하는 게 뭐냐고 물어보신다면, 내가 안 해본 스코어가 500만 관객 동원이다. 잘 돼서 500만이 이뤄지면 만세를 부를 준비가 돼 있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더불어 차기작 '밀정'에 대해서도 "기대가 된다. 시대극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얼마 전 후시를 했다. 나도 장면 장면을 모르다가 후시를 보고 편집실에서 감독님이 오셨는데 보통은 잘 안보여주신다, 내가 배역이 김우진인데 김우진의 등장 장면만 보여주셨는데 좋더라. 멋있게 찍으셨다"고 설명하며 '쌍천만'을 기대하는 말에는 "그런 일이 생기면 그 때 그렇게 해달라. 그러면 감사히 받겠다"며 또 한 번 조심스러운 태도로 기대감을 대신했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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