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즌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는 역대 최다인 8명의 한국인 선수가 활약했다.
그 중 투수인 류현진(LA 다저스)과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빼면 6명의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섰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한 최지만(LA 에인절스)은 아직 홈런이 없지만, 나머지 5명의 타자들은 전반기가 끝난 1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저마다 홈런을 기록했다.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를 놀라게 한 대포도 많았다. 그 중 가장 화제가 됐던 5개의 홈런들을 다시 돌아본다.
5위 – 단 하나의 포심 날린 강정호 결승포(5월 16일 컵스전, 리글리 필드)
‘강속구 킬러’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면모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홈런이었다. 팀이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하던 9회초에 강정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헥터 론돈은 의식한 듯 슬라이더만 연속으로 6개를 던졌다. 하지만 승부는 나지 않았고, 풀카운트에서 론돈은 처음으로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고, 강정호는 이를 놓치지 않고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시즌 8번째 출전 경기에서 터뜨린 4호 홈런이었다.
4위 – 김현수 빅리그 데뷔 첫 홈런(5월 30일 클리블랜드전, 프로그레시브 필드)
시즌 초 기회가 좀처럼 없었던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조금씩 타격 자질을 보이더니 5월 말에 첫 홈런을 신고했다. 4-4로 맞서던 7회초 2사에 나온 김현수는 제프 맨십의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만들어냈다. 자신의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이었고, 첫 홈런은 결승홈런이 됐다. 이후 더욱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 기분 좋은 한 방이었다.
3위 – 박병호 140m 초대형포(4월 17일 에인절스전, 타깃 필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시즌 초부터 괴력으로 미네소타를 만족시켰다. 조 스미스의 체인지업을 강하게 때리며 뽑아낸 그의 2호 홈런은 구장 역사에 남을 홈런 중 하나였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비거리는 462피트(140.8km)로 2010년 타깃 필드 역사상 최장거리 홈런 부문 2위다. ESPN 기준으로는 측정 비거리가 466피트(142m)로, 은퇴한 짐 토미의 구장 기록인 464피트(141.4m)보다도 멀리 날아갔다.
2위 – 강정호 복귀전 결승홈런(5월 7일 세인트루이스전, 부시 스타디움)
강정호의 복귀전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중요한 이슈였다. 첫 두 타석에서 모두 초구에 방망이를 냈으나 범타에 그쳤던 그는 6회초 2사 2루에 타일러 라이온스를 만나 초구 투심 패스트볼에 스윙했고, 세 번째 시도는 우월 투런홈런이 됐다. 지난해 큰 부상 후 치른 복귀전에서 나온 시즌 첫 안타가 홈런이었다. 강정호는 다음 타석에서 연타석 홈런을 완성하며 화려한 복귀전을 만들었다.
1위 – 이대호 대타 끝내기 홈런(4월 14일 텍사스전, 세이프코 필드)
팀이 2-2로 맞서던 연장 10회말 2사 1루. 플래툰 파트너였던 애덤 린드의 대타로 나온 이대호는 볼카운트 2S에서 97마일에 달하는 좌완 제이크 디크먼의 포심 패스트볼을 정확히 받아쳐 좌월 끝내기 투런홈런을 작렬시켰다. 이 홈런으로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모두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첫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팀의 5연패를 끊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고, 이 홈런 이후 이대호는 페이스가 줄지 않고 전반기 맹활약을 펼쳤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