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CP “아쉬울 때, 최선 다할 수 있을 때 종영”[인터뷰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7.12 07: 09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 방송 9개월여 만에 막을 내린다. 지난주 유엔(UN)과 벅이 마지막 슈가맨으로 출연했고 이제 슈가맨들의 방송 출연 후 모습을 담은 방송만 남았다.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은 지난해 8월 파일럿 방송을 거쳐 10월 정규 편성돼 방송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제작진은 16회 정도의 시즌제로 방송할 거라는 계획을 밝혀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종영할 줄 알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슈가맨을 찾아 달라는 제보가 줄을 이었다.
파일럿 방송 때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정규 방송 시작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시청률도 서서히 상승해 6회 만에 시청률 2%를 돌파했고 곧바로 3%를 돌파했다. 그리고 지난주 마지막 슈가맨이 등장했을 때 시청률은 4%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아직 한 회 남긴 했지만 그야말로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었다.

파일럿 방송까지 포함해 거의 1년 동안 방송을 끌고 간 ‘슈가맨’의 윤현준 CP를 ‘슈가맨’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들어봤다.
- ‘슈가맨’이 9개월 만에 종영하는데 소감이 어떤지?
▲ 처음엔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시청률이 미미해서 고민도 많았고 나도 그렇고 MC들도 ‘이게(슈가맨) 잘 될까’라는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을 이렇게 사랑받으면서 끝낼 수 있어서 좋다.
- ‘슈가맨’이 이제 종영하는데 자체평가를 해보자면?
▲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도 있고 좋았던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계획했던 것보다도 배 이상 길게 왔으니까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더 보고 싶은 팀들이 많은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쉬울 때,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때 접는 게 맞겠다 싶어서 접는 거다.
- 아직 한 회가 남긴 했지만 마지막 슈가맨이 유종의 미를 거뒀는데?
▲ 시청자들에게 고맙다. 어쨌든 마지막 슈가맨을 소환한다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더 봐준 것 같다. 그리고 워낙에 보고 싶어 했던 슈가맨들이기도 했다. 그분들과 같이할 수 있었다는 것에 PD로서 행복했고 MC들도 그렇고 다들 좋은 모습, 행복한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그게 어떻게 보면 행운이고 감사하다. 슈가맨들을 섭외한다고 해서 모두 섭외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슈가맨’ 방송 시작부터 모시고 싶었던 분들을 모셔서 뜻깊었다.
- ‘슈가맨’이 어떤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하나?
▲ 이걸 하면서 깨달은 게 차이를 인정하는 순간 공감이 생긴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공감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도 일부 네티즌들은 ‘10대들은 왜 나와 있는 거야’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그건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주행송을 왜 하는 거야’라는 반응도 있는데 원곡보다 더 좋은 곡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다른 느낌의 곡을 보여주는 거다. 역주행송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예전 가수들과 요즘 가수들이 부르면 어떤 게 다른 지 보여주려고 하는 거다. 원곡보다 어떻게 더 좋게 만들 수 있겠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저게 뭐야’라는 얘기만 하는 거다. 이는 곧 소통이 안 되는 거다. ‘슈가맨’은 그런 다름을 잘 이용해서 공감을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걸 아우르는 ‘슈가맨’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나와 다르거나 차이가 있으면 대부분 ‘안 봐’, ‘싫어’라는 생각을 하는데 ‘슈가맨’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슈가맨’에서는 슈가맨의 노래를 모르는 10대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슈가맨의 노래에 추억이 있는 20대 이상에게 귀 기울일 수 있었다는 의의가 있다.
- 슈가맨이 이렇게 흥행할 거라고 예상했는지?
▲ 처음에는 그런 생각 못 하고 시작할 때는 반신반의 했다. 파일럿 후에 개선했다고 한 게 시청자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되기도 했다. 파일럿 때 어떻게 해도 안 된다고 내리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잘 바꿔봐라’가 아니라 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개선을 해서 해보자고 했고 유재석, 유희열과도 만나서 ‘슈가맨’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얘기를 했다. 결론은 해보자는 거였다. 문제들을 고쳐보자고 해서 고민해서 개선한 게 정규 방송의 모습이었다.
유재석이 파일럿 때부터 방청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리액션이 우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방청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세대별로 다른 반응이 있을 거로 생각해서 그 반응을 불빛으로 확인하자고 했다. 불빛이 촌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그대로 했다. 또한 공감을 확장하기로 해서 슈가맨도 2000년대 슈가맨까지 찾아보자고 했다. 정규 첫 회 녹화하고 MC들이 파일럿보다 좋다고 잘 바꾼 것 같다고 했다. 방송 나가고 나서 시청률과 상관없이 반응이 확 바뀌었다. 시청자들이 괜찮다고 해서 잘 다져서 나가면 괜찮겠다 싶었다.
- ‘슈가맨’처럼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드물다고 생각하는데?
▲ 결국은 첫째, 소통을 시청자들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MC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렇게 시청자들의 생각을 편하게 드러내는 MC가 흔치 않은데 둘(유재석, 유희열)이 그걸 잘해준 MC라 가능했다. 둘째, 소통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같은 생각에 맞장구칠 수 있고 시청자들과 방청객들이 있어서 즐거움이 커졌다. 우리끼리만 좋은 게 아니라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공감이 커지는 거다. 방청객들한테 감사하다. 스스로 신청해서 스스로 즐거워하는 분들 때문에 좀 더 ‘슈가맨’이 풍성해지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 유독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 프로그램 보는 분들이 시청자인데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게 좋다. 대중예술은 소비하는 사람들이 시청자이기 때문에 얘기를 들어야 한다. 모든 목소리를 들으면 지향점이 없지만 적절히 제작진의 생각과 시청자들의 생각 접점을 찾아서 잘 버무리는 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슈가맨’ 하면서 시청자 반응은 거의 다 보려고 노력했다. 내 생각에도 괜찮은 의견이라고 생각하면 제작진과 얘기해서 반영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듣는 게 기본인 것 같다. 시청자들이 보는 건데 그게 예의인 것 같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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