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0G 기준 창단 첫 최하위 추락
구자욱 12일 복귀, 부상병 복귀 기대
꼴찌 삼성,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삼성이 창단 후 80경기 이상 기준으로는 처음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6-10으로 패한 삼성은 33승46패1무 승률 4할1푼8리에 그치고 있다. 어느새 순위는 10위까지 추락했다. 통합우승 4연패와 정규리그 5연패에 빛나는 삼성이 1년만에 밑바닥으로 수직 하락한 것이다. 우승 후유증이 한꺼번에 겹쳤고, 구단 자생력을 강조한 모기업의 경영 변화로 전폭적 지원이 끊겼다. 오프시즌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었다. 류중일 감독의 한숨도 점점 깊어진다.
▲ 누가 어디 아픈지 헷갈려
가뜩이나 예년만 못한 전력인데 설상가상 부상 선수들까지 속출했다. 올해처럼 부상이 돌림병처럼 번진 적도 없었다. 얼마 전까지 외국인선수 3명 전원이 부상으로 실종됐다. 투수 차우찬·안지만·장원삼·김건한, 내야수 김상수·조동찬·백상원, 외야수 구자욱·박한이·배영섭 등이 부상 때문에 최소 1번 이상 엔트리에서 빠졌다. 단 한 번도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제 누가 어디가 아픈지 헷갈릴 정도로 부상자가 많다. 선수 없다는 말은 못 하겠고, 참 답답하다. 선수가 빠졌다고 해서 팬들께서 지는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투타에서 심각할 정도로 부상 선수가 쏟아졌지만 류 감독은 이 같은 변수를 핑계 삼지 않고 있다. 바꿔 말하면 팀의 위기관리능력이 미숙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추락에 류 감독도 당황스러울 뿐이다. 그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할 때가 좋았다. 할 때는 몰랐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불과 1년도 안 된 일이지만 까마득한 예전 일처럼 느껴질 정도로 지금 삼성이 처해있는 현실은 참 낯설다.
여기에 수년간 약화된 마운드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외국인 투수 2명이 한 달이 넘도록 전력에서 빠진 탓에 선발과 구원 모두 구멍이 숭숭 뚫렸다. 류 감독은 "투수력이 약하다. 2군에서 준비해야 할 선수들을 쓰고 있으니 쉽지 않다"며 "선발 다음에 나오는 두 번째 투수들이 안 좋다. 그러니까 지고 있으면 경기를 못 따라가고, 이기고 있을 때는 안지만을 빨리 쓰게 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부상선수 복귀, 후반기 희망
하지만 아직 삼성에는 64경기가 더 남아있다. 공동 5위 그룹과 승차는 4경기로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류 감독은 "후반기에 주축 전력들이 돌어오면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겠나"며 "상위 3개팀까지는 그대로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것 같다. 4~5위 싸움은 서로 뒤엉킨 상황에서 시즌 끝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1~3위 두산-NC-넥센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상황, 아직 간극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당장 전반기 마지막 롯데와 포항 홈 3연전부터 부상 선수들이 하나둘씩 돌아온다. 류 감독은 "구자욱이 12일 1군에 합류한다. 백상원과 이영욱까지 그날 아마 엔트리에 변화가 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에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장원삼이 캐치볼을 시작하며 후반기 초반 복귀를 준비 중이다. 배영섭과 조동찬은 아직 기술 훈련을 시작하지 않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외국인 투수로는 아놀드 레온의 후반기 합류가 예정돼 있다. 레온은 10일 한화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무실점에 최고 148km 강속구를 던졌다. 류 감독은 "16일 불펜 투구로 70~80개 던진 뒤 후반기 1군에 올라온다"고 밝혔다.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 살아난 것처럼 희망을 가져볼 만한 요소다.
여기에 마지막 남은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도 있다. 앨런 웹스터의 부상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대체 투수를 찾고 있다.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3인방이 정상 가동되고, 부상 선수들이 하나둘씩 돌아온다면 후반기 반격의 희망은 충분하다. 다만 지금 당장 10위라는 꼴찌 타이틀의 충격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