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않고 즐기면서 골프하는데 집중하고 싶다."
WGTOUR 첫 매치플레이 우승자가 된 이은지(21, 볼빅)의 목소리는 생애 첫 우승이라는 감격 때문인지 떨렸다.
이은지는 10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열린 '2016-17시즌 롯데렌터카 WGTOUR 매치 1차 대회' 결승전에서 이세라(27, 1879폴리페놀)를 이기며 정상에 섰다. 이로써 WGTOUR 매치플레이 초대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이은지는 우승상금 1500만 원을 받았다. 10년전 골프를 시작하고 처음 오른 정상이었다.
이은지는 초등학교 5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운동을 좋아해 쇼트트랙, 수영을 즐겼던 이은지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골프의 재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다 중 3때 골프의 재미를 알기 시작한 이은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레슨을 받으며 본격적인 프로골퍼로 방향을 정했다.
이은지는 경기 후 "초등학교 5학년 7월 7일부터 골프채를 잡았으니 이제 10년하고도 며칠이 지났다"면서 "결승전에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상대 이세라 선수가 무너지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붙어 가장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은지는 "이번 대회는 샷이 안정적으로 잘됐고 퍼트도 생각한대로 됐다. 거리, 스트로크 모두 계산한대로 돼서 좋았다"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 포기하려고 했던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기다렸더니 우승을 하게 되나 보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은지는 재작년 WGTOUR에 뛰어들어들었다. 집안사정이 어려운 이은지는 전지훈련을 포기한 채 레슨을 받을 것인가 WGTOUR를 뛸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결국 선택한 것은 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스크린골프 WGTOUR였다.
이은지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무한체력이다. 이은지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최근 실시한 체력테스트에서 여자스포츠 선수 중 상위 1%라고 하더라. 어릴 때부터 쇼트트랙과 수영을 해서인지 체력에서는 자신이 있다. 올해 스윙스피드를 쟀는데 KLPGA 역대 3위 안에 포함된다고 하더라. 장타도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이은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리그인 드림투어를 병행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번 대회 전 참가한 KLPGA 2016 비바하트배 드림투어 9차전 With LEXUS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은지는 현재 상금랭킹 13위에 올라 있다.
이은지는 "드림투어에서 우승을 한 번 해 상금랭킹 6위안에 들면 1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시드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내년에는 1부리그 신인왕을 목표로 뛰고 싶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 우승을 두 번 이상하고 미국에 진출에 LPGA에서 10년 이상 즐기면서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다. 포기 않고 즐기면서 골프하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는 오는 27일 오후 10시 30분부터 SBS골프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골프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