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1군 콜업에 이은 깜짝 데뷔전.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나경민(24)이 데뷔 무대에서 치열한 경기 속의 '신 스틸러'로 자리매김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나경민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데뷔전에서 첫 안타는 물론 3번의 타석에 들어서 모두 출루하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이날 롯데는 LG에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LG가 4개, 롯데가 2개의 아치를 그리면서 총 6개의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경기는 7회말에 돌입하기 전까지 9-9 동점이었다.
그리고 7회말. 롯데는 황재균, 강민호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 2아웃이 됐다. 하지만 박종윤이 우전 안타를 때려내 득점의 불씨를 살렸다.
다음 타석은 김상호였다. 하지만 롯데 벤치는 이날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나경민을 대타로 내세웠다.
나경민은 이날 내야수 이여상의 갑작스런 독감 증세로 전격 콜업됐다. 사실 내야수를 말소시키면서 내야수를 올려야하는 것이 맞지만, 롯데의 퓨처스팀이 함평에서 KIA와 경기를 치르고 있었기에 내야수 자원을 부르는 것이 힘들었다. 결국 상동구장에 잔류하고 있던 3군 선수 가운데서 나경민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나경민은 경기 전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나경민은 '해외 리턴파'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열린 신인지명회의 2차 3라운드 24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았다. 지난 2009년 덕수고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뒤 퇴단했다. 이후 공익 근무 요원으로 군문제를 해결하고 KBO무대를 노크했다.
그동안 어깨 부상으로 줄곧 재활군에 있던 나경민은 최근, 다시 실전 감각을 챙기기 시작했다. 지난 5~7일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과의 교류전부터 실전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3타수 2안타 3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 9일 경기에서 데뷔전 첫 타석을 가졌다. 상대 투수는 프로 16년차의 베테랑 이동현이었다. 그러나 나경민은 침착하게 공을 골라가면서 첫 타석에 임했다. 그리고 풀카운트로 승부를 이끌었고 이동현의 7구를 골라내면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나경민은 장점인 빠른발을 십분 활용했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정훈의 좌익 선상 2루타때 1루에서 홈까지 전력질주해 11-9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나경민은 깜짝 활약을 이어갔다. 12-12 동점으로 맞이한 9회말, 나경민은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데뷔전에서 첫 볼넷과 첫 안타를 동시에 기록했다. 상황상으로도 나경민의 출루는 중요했다. 끝내기 기회를 나경민이 직접 만든 것. 하지만 나경민의 선두타자 출루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경기를 끝내기 못했다.
10회말에도 나경민은 2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볼넷으로 걸어나가 100%출루를 달성했다. 혈전 속의 '신 스틸러'였다.
결국 롯데는 11회말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뒀다. 나경민의 데뷔전도 달콤하게 마무리 됐다.
나경민은 경기 후 "시즌 초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마음고생도 했지만 운좋게 1군에 콜업되는 기회를 얻었다. 데뷔 첫 경기라 긴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긴장은 안됐다"며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내 야구 스타일은 출루와 컨택에 집중하는 것이다. 첫 타석에서도 출루를 위해 공을 신중히 봤다. 첫 안타 때도 컨택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신인인 만큼 더 간절한 자세로 노력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며 다짐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