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kt 김재윤 초강수, 유한준이 살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09 22: 14

3연패에 빠지며 최하위까지 추락한 kt가 연패를 끊기 위해 초강수를 썼다. 마무리 김재윤을 7회 투입시켜 3이닝을 책임지게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이 됐다. 김재윤은 경기 마지막까지 마운드에서 서지 못했으나 어쨌든 kt는 연패를 끊었다. 유한준의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 
kt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정대현의 5⅔이닝 무실점 호투, 그리고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의 점수 추가 속에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8-6으로 이겼다. 사실 8회 초까지는 kt의 압도적인 흐름이었다. 그런데 그 전후로 위기가 있었다. 초반 기회에서 점수차를 확 벌리지 못한 kt는 SK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김재윤 조기투입 카드를 뽑아들어야 했다.
4-0으로 앞선 7회였다. kt는 6회 2사에서 최원재를 투입시켰고, 7회 시작부터는 심재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심재민이 1이닝 정도를 소화하면 그 다음부터는 김재윤 카드를 투입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심재민이 조동화 고메즈 박정권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무사 1,2루에서 힘 있는 상대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여기서 점수를 더 주면 분위기가 SK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여기서 kt는 이날 투입을 감안하고 대기하고 있었던 김재윤이 조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팀 불펜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선수였지만, 만약 kt가 도망가지 못한다면 김재윤은 아웃카운트 9개를 책임져야 하는 셈이었다. 다만 휴식일의 여유는 있었다. 6월 24일 삼성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김재윤은 한참을 쉬고 지난 6일 KIA전에서 1이닝을 던졌다. 체력은 충분히 비축되어 있을 법했고 연패 탈출이 급했던 kt는 승부를 걸었다.
힘 있는 공을 던진 김재윤은 김강민을 2루수 뜬공으로 잡으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올렸다. 정의윤에게 던진 공이 몸에 맞으며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최승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김성현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SK의 추격을 따돌리는 순간이었다.
타선도 8회 힘을 냈다. 8회 김종민의 볼넷, 그리고 전민수의 투수 앞 땅볼 때 2루 송구 실책을 등에 업고 무사 1,3루를 만들었고 이후 유한준의 내야안타 적시타, 그리고 박경수의 좌익수 옆 싹쓸이 2루타로 4점을 뽑으며 김재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런데 8회 김재윤이 흔들렸다. 선두 최정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았지만 2사 후 고메즈에게 중전안타를 맞더니 박정권에게 우월 2점 홈런을 맞고 또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타 김재현, 정의윤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김재윤은 최승준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1루로 견제구를 던졌다. 그런데 공이 손에서 빠지며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2루 주자 김재현이 홈을 밟았고, 1루수 김상현의 송구가 심판을 맞히는 해프닝 끝에 1루 주자 정의윤까지 홈을 밟았다. 8회에만 5실점, 점수차는 순식간에 2점으로 줄어들었다.
김재윤이 마지막까지 마운드를 지켜 팀 승리를 결정지었으면 하는 게 kt의 바람이었다. 사실상 10일 경기에 대기하지 못할 것을 각오하고 연패를 끊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 하지만 김재윤은 최승준에게 볼넷을 내줬고, 37개의 공을 던진 뒤 김사율로 교체됐다. 
위기의 kt를 살린 것은 유한준이었다. 8-6으로 앞선 2사 만루에서 김민식의 타구가 우익수 옆으로 날카롭게 뻗었다. 만약 이를 놓치면 동점은 물론, 2사 후라 스타트를 끊은 세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한준이 마지막 순간 몸을 날리며 공을 잡아냈다. 들끓었던 1루 측 관중석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kt가 승기를 굳히는 순간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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