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단장 내기’ 30㎏ 군장 폭탄은 SK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09 22: 15

요일별로 봤을 때 평균 관중이 가장 많은 날은 토요일이다. 이 토요일 승부에서 SK와 kt가 응원 혈투를 벌였다. 응원단장이 경기 전 내기를 했는데, 결국 30㎏ 군장은 정영석 SK 응원단장이 짊어지게 됐다.
SK와 kt 응원단장은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양팀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이색 내기를 했다. 지는 팀 응원단장이 팀 패배의 책임을 지고 벌칙을 수행하기로 한 것.
정영석 SK 응원단장과 김주일 kt 응원단장은 그 벌칙을 군장 구보로 합의했다. 두 응원단장은 “지는 팀은 응원단장이 책임을 지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 10바퀴를 뛰는 걸로 합의를 봤다. 그냥 뛰는 것은 재미가 없고, 군대 생각하면서 군장을 메고 뛰겠다”라고 호기를 부렸다.

실랑이 속에 무게는 30㎏로 확정이 됐다. 보통 완전군장의 무게가 40㎏ 안팎이니,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인 것. 정 단장은 김 단장을 향해 “응원단장 중 최고령인데 가능하겠느냐”라고 약을 올렸고 김 단장은 “해병대 출신이다”라며 자신만만했다. 전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응원단장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결국 이 군장은 정 단장의 앞으로 떨어졌다. kt는 선발 정대현이 초반 위기를 넘긴 뒤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최근 부진했던 타선도 폭발적이지는 않았으나 야금야금 점수를 뽑았고 8회 대거 4점을 내며 쐐기를 박은 끝에 8-1로 승리했다. SK는 8회 팀 21경기 연속 홈런(KBO 역대 신기록)을 장식한 최정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박정권의 투런, 상대의 연이은 실책에 힘입어 5점을 뽑아 끝까지 추격했으나 7점의 점수차를 다 만회하지는 못했다. 
이 이벤트에 대해 kt 구단 관계자는 “같은 통신사라는 특성도 있고, 수도권에 있는 팀(인천·수원)이라는 공통점도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팬들이 좀 더 승부의 의미를 생각하며 자신의 팀을 응원할 수 있도록 볼거리를 만들어 준 셈이다. 뜨거웠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응원 열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다만 군장을 메고 뛸 정 단장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체력소모가 불가피하게 됐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주일 단장(왼쪽)-정영석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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