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게 스포츠다. 박성현(23, 넵스)이 2016 US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솟아오른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전인지(22, 하이트진로)는 컷 탈락했다. 전인지뿐만 아니다. 일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보미(28, 혼마골프), KLPGA를 대표하는 이정민(24, 비씨카드), 조윤지(25, NH투자증권)도 72명 안에 들지 못해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틴의 코르데바예 골프장(파72, 675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71회 US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약 52억 원)) 2라운드 결과는 마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연상케 했다.
1~3위가 한국 국적의 선수이고 톱5가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로 구성 됐다.
박성현이 2라운드 데일리베스트인 66타로 단독 선두(-8)에 이름을 올렸고, 양희영(27, PNS창호)과 이미림(26, NH투자증권)이 6언더파로 공동 2위에 랭크 됐다. 그 뒤를 이어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 캘러웨이)와 한국계인 노무라 하루(24, 한화)가 공동 4위군을 형성했다. 미국의 다니엘 강, 제시카 코다, 한국의 지은희 등이 공동 6위다.
아직 이틀간의 경기가 더 남았고 변수는 얼마든지 있지만 US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보인 한국 낭자군의 활약은 말 그대로 발군이다.
이날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인 박성현은 US여자오픈 첫 출전에 우승을 넘보는 71년 역사상 5번째 선수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대회는 USGA(미국골프협회)가 주최하는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메이저대회로 우승상금이 81만 달러(약 9억 3,700만 원)나 된다. 또한 LPGA 정회원으로 가는 직행티켓도 거머쥘 수 있다.
양희영은 US여자오픈 준우승만 2차례(2012, 2015년) 차지한 관록의 선수다. 2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1타를 줄였다. 준우승 한풀이를 기대할 수 있는 순위다.
이미림은 1라운드에서의 스코어를 지키지 못했다. 버디 4개, 보기 4개에 마의 10번홀 더블 보기가 아쉬웠다. 그래도 1라운드에서 벌어 둔 스코어가 든든해 여전히 공동 2위, 우승권 범주다.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 뒤에는 그러나 꽤나 충격적인 결과도 있었다. 작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긍왕이자 올 시즌도 JLPGA에서 2승을 거두고 있는 이보미는 2라운드 중간합계 4오버파에서 끊긴 커트 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보기 3개, 버디 1개로 2타를 잃은 이보미는 중간합계 6오버파로 고개를 떨궜다.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랭킹 상승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지만 뜻을 이루기가 어려워졌다.
작년 KLPGA 초청 선수로 참가해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던 디펜딩 챔피언 전인지도 마찬가지로 중간합계 6오버파로 탈락했다. 전인지는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5개로 비교적 경기를 잘 풀었으나 전반 18번 홀 트리플보기의 충격이 컸다.
국내 투어를 멈추고 US여자오픈에 출전한 조윤지, 이정민은 각각 13오버파, 18오버파로 짐을 쌌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더 이상 미국 대회에 출전하기 않겠다고 선언한 박세리(39, 하나금융그룹)도 9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100c@osen.co.kr
[사진] US여자오픈을 끝으로 LPGA 투어 은퇴선언을 한 박세리의 2라운드 경기 모습.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