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좌완’ 허프, 히메네스처럼 LG 구세주 될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7.09 06: 15

LG, 작년 히메네스와 마찬가지로 허프 깜짝 영입
허프, 기대치 충족시키면 향후 몇 년 동안 선발진 기둥
LG 트윈스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외국인투수 교체를 단행, 수 년 동안 바라만 봤던 좌투수 데이비드 허프(32) 영입에 성공했다. 허프는 빠르면 오는 10일 한국에 입국, 후반기부터 선발진에 합류할 계획이다. 

‘고대하던 좌완’ 허프, 히메네스처럼 LG 구세주 될까

허프를 통해 LG는 마침내 좌투수를 선발진에 포함시켰다. 실제로 LG는 최근 3년 동안 수준급 좌투수 없이 선발진을 운용해왔다. 2012시즌 마무리투수로 전향한 봉중근과 2013시즌까지 LG 유니폼을 입었던 주키치가 21세기 유이하게 10승 이상을 기록한 좌완 선발이었다. 2014시즌 에버렛 티포드에게 희망을 걸었으나, 티포드는 부상과 부진으로 실망만 남겼다. 
이때부터 LG는 허프를 영입후보 리스트에 올렸고, LG 외에 한국과 일본 구단들도 허프를 원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허프 영입을 추진한 게 3년 정도는 된 것 같다. 우리뿐이 아닌 일본 팀들도 허프 영입을 계획했다. 하지만 허프가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놓지 않으면서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해 겨울 영입할 수 있었는데, 허프가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했다. 본인은 3월이면 던질 수 있다고 하는데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서 계약하지 않았다. 그래도 허프가 2016시즌 초반에 정상적으로 잘 던진다면, 7월까지가 외국인선수 영입 마감일이니까 대체영입을 고려할 계획을 세웠다”고 영입 배경을 전했다.
허프의 최대 장점은 구위와 꾸준한 제구력이다.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좌투수에다가 볼넷도 적은 편이다. 2009시즌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에 오른 후 매 시즌 탈삼진이 볼넷보다 2배 정도 많았다.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꾸준히 허프를 원했다. 허프는 최근 8년 동안 클리블랜드를 시작으로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다저스, 캔자스시티, 에인절스 등 수차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작년에는 다저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류현진의 대체자로 허프를 낙점하기도 했다.
이제 LG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허프가 루이스 히메네스처럼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무주공산이었던 3루를 히메네스가 메우고 있듯, 허프가 선발진에서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해주면 더할 나위 없다. 히메네스 또한 지난해 6월 한나한의 대체자로 깜짝 영입됐다. 허프와 마찬가지로 LG는 수 년 전부터 히메네스 영입을 원했었다. 2014년 겨울에는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도미니카에서 히메네스를 직접 보려 했다. 그런데 히메네스도 당시에는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을 접지 못했다. 
비록 2014년 겨울 LG의 선택은 한나한이 됐지만, LG 구단은 한나한 다음 3루수로 히메네스를 어느 정도 낙점했다. 히메네스가 한국에 올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 영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뒀다. 히메네스는 지금까지 KBO리그 통산 145경기에 나섰고, 타율 3할2푼4리 32홈런 108타점 OPS 0.924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75경기 타율 3할3푼6리 21홈런 62타점 OPS 0.994로 리그 최고 외인대열에 올랐다. LG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홈런도 가능하다. 
히메네스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올 시즌 LG는 6월부터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5연패에 빠졌다. 투타 엇박자에 수비까지 흔들리며 일주일에 한 두 번 이긴다. 하지만 5위와 2.5경기 차이로 시즌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일단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부상에서 회복했다. 허프가 후반기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해준다면, 5위 싸움에 다시 시동을 걸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올 시즌 이후다. 외국인선수들 대부분이 한국 잔류를 원한다. 허프가 LG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LG 또한 허프와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투수는 어디서나 환영 받기 마련이다. 히메네스로 장타력과 3루 수비를 보강한 것처럼, 허프를 통해 선발진을 강화시킬 수 있다. LG는 히메네스와 내년은 물론,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반기 허프의 투구가 향후 2, 3년 LG 마운드를 좌우할지도 모른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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