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발진에서 가장 돋보이는 새 얼굴인 문승원(27)이 kt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 에이스 김광현이 부상으로 잠시 이탈해 있는 상황에서 SK 선발진에 단비를 뿌렸다.
문승원은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던지며 9개의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실점은 3점으로 최소화했다. 여기에 3회까지만 8점을 지원한 타선의 든든한 엄호사격까지 받으며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냈다.
SK의 대체 5선발로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문승원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월 29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째를 달성,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날 kt와의 리턴매치에서 상대 에이스 트래비스 밴와트를 누르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사실 위기는 많았다. 1회부터 그랬다. 선두 이대형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고 전민수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이어진 1사 1,3루 상황에서 유한준과 박경수를 연속 유격수 뜬공으로 정리하고 실점을 면했다. 초반 고비를 효율적으로 넘긴 셈이 됐다.
2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문승원은 3-0으로 앞선 3회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마르테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자칫 잘못하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 그러나 호흡을 가다듬은 문승원은 유한준의 희생플라이 때 점수와 아웃카운트 하나를 맞바꿨고, 박경수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4회에도 이진영 김상현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김종민을 역시 병살타 처리하고 급한 불을 끈 뒤, 박기혁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전민수의 우중간 안타 때 1점을 더 허용했으나 무사 2루에서 마르테, 유한준, 박경수를 차례로 잡아내고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문승원은 경기 후 "던질 때마다 선배님들이 점수를 잘 뽑아주셔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번 kt전에서 재원이 형의 리드를 믿고 던졌던 것이 주효해서 오늘도 그렇게 하려고 했고 낮게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승원은 올 시즌 개막을 1군에서 함께하지 못했으나 윤희상의 부진으로 대체 선발 기회를 잡았다. 윤희상이 돌아오자 세든의 퇴출로 기회가 생겼고, 라라의 영입 후에는 김광현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하며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내용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5이닝을 꾸준하게 버텨주고 있다는 점, 그 과정에서 경험까지 쌓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