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예쁘긴 예쁘다.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여전히 예쁘게 살리고 있었고, 확실히 미모도 물이 올랐다. 그렇다고 이 미모만으로, 사랑스러운 분위기만으로 작품을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배수지는 연기자로서 더 성장했고, 깊어진 연기로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 방송 2회 만에 배수지의 새로운 인생작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그만큼 배역에 잘 어울리고, 연기를 잘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배수지의 연기가 완벽했다고 말하기엔 이른감이 있지만,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다. 특히 배수지와 노을이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연기적으로 완벽하다 극찬을 이끌어내지는 않아도, 분명 세심해졌고 캐릭터와 하나 된 모습이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첫 방송부터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너 나 몰라?"라는 김우빈의 대사는 벌써 유행어처럼 사용됐고, 특히 김우빈과 수지가 만들어내는 멜로 '케미'가 제대로 강펀치를 날렸다. 첫 만남부터 과거 회상까지 풋풋하고 아련하고 애틋했다. 이경희 작가의 감성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충분히 반할만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경희 작가의 '글발'도, 아련한 연출도, 여성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저격하는 김우빈의 캐릭터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수지의 성장이 반갑다. 첫 회부터 화제를 모은 것은 김우빈의 대사도, 드라마의 내용과 연출도 물론 있었지만, 제대로 예쁘게 피어난 배수지에게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특히 배수지가 화면에 유독 예쁘게 그려지고 있는데, 이 '미모 칭찬'이 끊이지 않는 것.
물론 배수지가 어떤 작품에서보다 예쁘게 등장하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배수지의 미모 때문에 연기에 대한 평가가 묻히는 것은 다소 아쉽기도 하다. 1회에 공개된 노을은 정의보단 당장 해결해야 할 빚 때문에 양심도 져버릴 수 있는 다큐멘터리 PD였다. 톱스타 신준영(김우빈 분)을 찾아가 다큐멘터리를 찍자고 설득해 자신의 일자리를 얻어야 했다. 2회에서는 과거로 돌아가 교복을 입었다. 친구 일이 제 일인 듯 나서는 정의와 우정이 있었고, 당돌함도 있었다.
노을의 옷을 입은 배수지는 용감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캐릭터를 해석했다.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고, 그 내공을 이번 작품을 통해 펼쳐내고 있다. 당당하고 사랑스럽게, 때로는 비굴하게. 특히 배수지의 연기가 빛났던 것은 반짝이는 눈빛 때문. 배수지는 눈빛에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1회 엔딩에서 신준영과 대면하는 장면에서, 그리고 과거로 돌아간 2회에서 전혀 달랐다.
특히 2회에서는 복잡하고 깊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했다. 아버지의 뺑소니 사고를 목격하고, 사건을 급하게 마무리 짓는 최현준(유오성 분) 검사를 찾아가 진실을 호소하는 모습. 신중영과의 티격태격하는 귀여운 로맨스부터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는 애처로움까지. 눈빛에 변화무쌍한 감정을 담아냈다. 1회에서의 시니컬하고 쓸쓸한 엔딩 눈빛이 인상적이었다면, 2회에서 최현준과 대면하는 장면과 아버지의 죽음을 접한 순간이 강렬하게 와 닿았다. 그래서 배수지의 예뻐진 미모만 언급되는 것은 아쉽다. 1회보다 2회에서, 그리고 3회에서 더 예쁘게 피어날 배수지의 연기다. /seon@osen.co.kr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