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망할 줄 알았니? 감동의 버저비터[슬램덩크를 꽂다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7.08 11: 00

 모든 것을 건 마지막 한 방이 터졌다. ‘슬램덩크’ 멤버들이 쏘아올린 공이 골대에 꽂힌 것. 단번에 시원하게 꽂힌 덩크슛이 아닌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감동의 버저비터였기에 일련의 과정을 지켜봐온 시청자들이 더욱 크고 열렬하게 환호하며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일 테다.
거둬들인 ‘성과’보다 그간의 짠내 나는 ‘과정’들이 더 아름다웠다는 이야기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기획되고 처음 전파를 타던 당시, 이 방송이 성공을 거두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간 여성 멤버들로만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극히 적었던 데다가, 편성 시간대 역시 주말 심야시간으로 불리했던 상황. 구성된 멤버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가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상황이 궁지에 몰리는 듯했는데, ‘슬램덩크’ 멤버들은 보란 듯이 이 같은 편견을 깨부수며 치고 올라왔다. 물론 그 과정이 ‘꽃길’은 아니었다. 이루지 못했던 꿈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은 험난하고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했기 때문.
하지만 이들은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에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버틸 수 있었다. 이런 진심들이 합쳐지며 성장해가는 과정과 멤버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들은 조금씩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꿈을 이루는데 대중의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바다.
특히 두 번째 ‘꿈계’였던 민효린의 걸그룹 데뷔를 이뤄가는 과정에 쏠린 대중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멤버들은 민효린의 꿈을 함께 이뤄주기 위해 뭉치고 공동의 목표로 향해가며 함께 성장해 나갔고, 이 과정들은 뭉클한 감동과 빵 터지는 웃음을 동시에 잡아내며 뜨거운 사랑과 지지를 받게 됐다.
이들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 모습들은 보는 이들을 대리만족시키며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민효린의 꿈을 위해 결성한 프로젝트 걸그룹 ‘언니쓰’는 성공적으로 데뷔를 마쳤다. ‘셧 업(Shut up)’으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고,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무대 영상 클립은 공개 한 시간 만에 100만 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멤버들 만큼이나 열정적이었던 제작진들이 있었기에, 이들의 인생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별다른 연출 없이 멤버들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형식으로 담고 있지만, 자막이나 CG 등으로 보는 맛을 제대로 살려내며 힘을 보탠 것.
좋은 분위기 속에서 프로그램도 상승기류를 제대로 탔다. 시청률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 지난 1일 방송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전국 기준 7.6%(닐슨 코리아 제공)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6.4%),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3.6%) 등을 제치고 1위를 나타낸 바다.
여성 예능인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기근 시대라는 점에서도 언니쓰가 보여준 한 방은 확실한 버저비터였다. 대중은 물론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슬램덩크’에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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