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는 헥터 고메즈(28·SK)의 실책이 SK의 대참사를 불렀다.
SK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4-14로 역전패했다. SK는 1-2로 뒤진 3회 최승준이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득점 기회를 몇 차례 놓치기는 했으나 선발 켈리의 역투 속에 8회 시작 시점까지 4-3으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켈리가 근육 경련 증세로 강판됐다. 규정상 한 타자를 상대하고 내려가야 했다. 부상의 경우 예외 조항이 있었으나 심판진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이용규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투수가 문광은으로 교체됐다.
여기서 결정적인 실책이 있었다. 두 번째 투수 문광은은 송광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작전에 의해 2루로 뛰던 이용규의 스타트가 빠르지 않았다. 송구가 조금 옆으로 치우쳤으나 송구 라인에 이용규가 걸려 잡았다면 아웃을 시킬 수도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고메즈가 결정적인 실책성 플레이를 저질렀다.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다.
공을 잡아 태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 고메즈는 너무 일찍 글러브를 닫아버렸다. 결국 공은 옆으로 튀었고 아웃되었어야 했을 이용규는 3루까지 뛰었다. 공식 기록도 도루 실패였다.
고메즈의 실책은 올 시즌 팀의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클러치 실책이 많다는 단점이 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어야 했지만, 이용규를 살려준 대가는 너무 컸다. 결국 김태균에게 우월 역전 2점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SK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후 로사리오·송광민에게 2점 홈런 한 방씩을 맞은 끝에 결국 8회에만 11점을 내줬다. 11실점은 올 시즌 한 이닝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