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라스' 호통 이경규 선생, 알고 보면 '미담폭격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7.07 09: 30

 호통의 상징이었다. 버럭개그의 1인자였다. 호통 이경규 선생으로 불리던 방송인 이경규가 알고 보면 미담 폭격기라는 사실을 후배들의 입을 통해 알게 됐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킹으로 불리는 남자 이경규를 비롯해 그의 사단으로 불리는 개그맨 이윤석과 윤형빈, 가수 유재환, 배우 한철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 특집은 지난주에 이어 2주째 방송되고 있는 바. 이번 주에도 이경규를 중심으로 많은 폭로전이 오갔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경규의 미담이 전해져 그의 따뜻한 속내를 찾아볼 수 있었다는 것. 후배들이 이경규에게 감동 받았던 일화를 하나둘 풀어놓자 쑥스러운 듯 개그로 순화하는 이경규의 모습도 관전포인트였다.

‘이경규 저격수’로 떠오르던 윤형빈은 여러 차례 이경규 성대모사를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다 미담을 풀어놨다. 일본어 공부를 하겠다는 자신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가 일본에 데려가고, 연말 눈이 제일 많이 오던 날 직접 일본어 책을 사다 선물로 줬다고.
낮은 인지도로 초반부터 공격을 당하던 한철우는 외국에서 걸려온 이경규의 응원 전화에 힘을 얻었다는 감동 이야기를 풀어놨다. 지난해 일이 없어서 홀로 맥주를 마시다 울었다는 그는 “이경규가 전화해 ‘기죽지 마라. 형이 볼 땐 잘 될 수 있으니까 기죽지 말고 인생 뭐 있냐. 좋은 거 먹고 길게 살면 좋은 거지’라고 위로하셨다”고 훈훈한 이야기를 전했다. 게다가 돈은 자신이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한철우에게도 풀겠다고 선언한 것. 윤종신은 그만큼 기죽지 말고 함께 헤쳐 나가자는 이경규의 속뜻을 알아챘다.
이경규는 자취하는 한철우의 건강이 걱정돼 비타민도 6개월 치나 사왔다고 한다. 이에 이경규는 “얘가 날 완전히 살려주네. 얘 안 데려왔으면 어떡할 뻔했나”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그야말로 후배를 위한 마음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걸 이경규가 증명했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지금 당장 이 아이들이 뭘하고 있을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챙기는 건 쉬운 일 같지만 자신도 바쁜 와중에 챙기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윤형빈은 이경규에게 더 감동 받는 이유로 “별 것 아닌데 늘 관심 가지고 사시고 얘네는 무슨 상태일까 늘 궁금해 하신다. ‘남자의 자격’ 멤버를 바꿔야겠다고 몰래카메라 하는 상황이었다. 경규 형님은 ‘그럼 나도 같이 그만둘게’라고 하셨다. 얘기 안 드렸는데 너무 감사드린다”며 미담을 하나 더 추가했다.
여기에 프로 예능인답게 “제가 그렇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누구도 자를 수 없게 됐다. 굉장히 감동적이지 않냐”며 “버려야할 것들을 버리지 못했다”고 말해 웃음도 톡톡히 챙겨갔다. 후배들의 미담으로 완성된 이경규의 반전 매력. 아무리 호통치고 버럭하는 이경규의 모습만 봤다면, 그를 다 알지 못한 것이다. 후배들이 스스로 따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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