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SK를 잡고 최하위 탈출을 향한 시동을 다시 걸었다. 여러 선수들의 힘이 합친 결과였지만 경기 초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돌격대장 이용규(31)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최선을 다하는 몸짓에서 올스타 팬투표 1위의 이유를 잘 알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한화는 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장민재의 호투, 그리고 5회 대거 5점을 뽑으며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린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13-2로 크게 이겼다. 3일을 쉰 선발 장민재가 아주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만큼 선취점 싸움이 중요했는데, 그 임무를 이용규가 앞장 서 수행했다.
방망이도 방망이였지만 발도 빛났다. 0-0으로 맞선 3회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용규는 SK 선발 윤희상을 상대로 3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안타를 때렸다. 코스가 좋은 안타였는데 타구를 확인한 이용규는 거침없이 2루로 달려 세이프됐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송광민의 타석 때 윤희상이 견제 동작이 느슨한 틈을 타 기습적으로 3루를 훔쳤다. 스타트를 완전히 뺏긴 상황에서 SK 배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이는 송광민의 땅볼 때 득점으로 이어졌다. 3루수 최정이 홈으로 뛰는 3루 주자 이용규를 너무 의식하다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송광민까지 1루에서 사는 결과가 만들어졌다.
한화는 이후 2사 만루에서 양성우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 보탰다. 역산으로 계산할 때, 이용규의 과감한 2루 베이스러닝과 3루 도루가 없었다면 이 밀어내기 볼넷이 없을 가능성이 컸다. 이용규의 발이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데 결정적인 몫을 한 셈이 됐다.
초반 분위기를 잡은 한화는 선발 장민재가 SK의 추격 흐름을 잘 저지한 가운데 5회 김경언의 적시타에 이어 1사 만루에서는 대타 이성열의 싹쓸이 3루타, 이어 정근우의 좌전 적시타까지 터지며 5점을 추가한 끝에 승기를 굳혔다. 이용규는 9-2로 앞선 7회에도 좌익수 옆 안타로 출루한 것에 이어 송광민의 좌중간 안타 때 빠른 발로 홈까지 파고 들어 득점을 올려 멈추지 않는 발을 과시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