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뷰마’ 박소담, ‘검은 사제들’ 연기는 CG였나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7.06 11: 30

 CG(컴퓨터그래픽)에 현혹된 것이었을까. ‘뷰티풀 마인드’의 박소담에게서는 스크린을 잡아먹었던 영화 ‘검은 사제들’ 속 영신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김윤석과 맞짱 떴던 패기 넘치는 신예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악마에 씐 섬뜩한 연기도 CG덕분이 아니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배우 박소담이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시청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동떨어진 캐릭터와 좀처럼 극에 스며들지 못하는 어색한 연기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
그는 감정이 없는 의사 이영오(장혁 분)가 따뜻한 인간이 돼 가는 과정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주는 계진성을 맡았다. 장혁과 갈등을 빚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변화의 과정을 함께하며 뭉클한 감동도 만들어야하는 결정적인 역할이다.

그런데 이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드라마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장혁의 압도적인 연기력에 밀려버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 오히려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 다 했다. 맡은 역할이 감정이 없는 순경 역은 아닐 텐데, 표정의 변화도, 목소리 톤의 변화도 찾을 수가 없어 답답할 노릇이다.
이에 너무 빨리 주연을 꿰찬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소담은 영화 ‘검은사제들’에서 악마에 빙의된 매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바로 사전제작 드라마 tvN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 KBS ‘뷰티풀마인드’의 여주인공 역할을 따냈다. 활동 영역이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넘어오면서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너무 이른 타이밍에 그에게 주연 자리를 내준 탓도 있을 테다.
여러 가지로 민폐였다. 급하게 주연 자리를 노려 한 차례 ‘겹치기 논란’이 일기도 했던 바. 다행이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편성이 8월 초로 확정되면서 비난을 빗겨갈 수 있었지만, ‘뷰티풀마인드’가 방송 시작을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이 같은 잡음은 드라마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논란 속에 박소담의 출연을 강행한 것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논란을 만든 박소담에게 벌이라도 주려 했던 걸까. 제작진은 좀처럼 설득력이 부족한 캐릭터를 그에게 안겼다. 경찰서 교통과 순경인 계진성은 자신의 영역이 아닌 구역에 자꾸 넘나들며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상의 일을 그린 드라마라는 전제하에 시청한다고 해도 개연성이 너무 떨어진다. 선배(정희태 분)의 허락을 얻어냈다고는 하지만, 교통순경의 월권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메디컬 드라마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섞어내면서 드라마가 주는 인상이 꽤나 임팩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들로 긴박해야하는 전개에 초를 치고 있다. 촘촘하고 치밀해야하는 장르물에 이런 오점은 치명적이다.
이에 받아든 성적표가 처참하다. 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뷰티풀마인드’는 전국 기준 4%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SBS ‘닥터스’(19.7%), MBC ‘몬스터’(11%) 등에 이어 월화드라마 3위를 했다. 지난 4일 기록한 자체최저시청률(3.5%)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이미 ‘닥터스’와는 격차를 좁힐 수 없을 만큼 멀어져버렸다. 경쟁 드라마가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긴 가운데 받아든 성적표라 더욱 뼈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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