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20대 여배우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7.06 07: 53

[OSEN=유진모의 취중한담]현재 주중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월화 KBS2 MBC SBS ‘뷰티풀 마인드’ ‘몬스터’ ‘닥터스’, 수목 ‘함부로 애틋하게’ ‘운빨 로맨스’ ‘원티드’다. 오는 20일부터 ‘운빨 로맨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로 방송될 후속은 ‘W’다.
얼핏 보면 다양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20대 여배우가 ‘희귀’하거나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피부로 감지할 수 있다. 현재 시청률 ‘갑’인 ‘닥터스’의 박신혜가 27살이고 이에 맞선 ‘뷰티풀 마인드’의 박소담이 26살인데 ‘몬스터’의 성유리는 36살, ‘운빨 로맨스’의 황정음이 32살, ‘원티드’의 김아중이 35살이다. 박신혜는 20대 여배우의 선두주자답게 호평을 받는 반면에 그나마 영화 '검은 사제들'로 깜짝 주목을 받았던 박소담은 이번 드라마에서 거품이 쫙 빠지고 있다. 
새로 시작될 ‘함부로 애틋하게’의 수지는 23살이지만 ‘W’의 한효주는 30살이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전작 ‘마스터: 국수의 신’의 정유미는 33살, ‘연애의 발견’의 동명의 여주인공 역시 34살이다.

20대 여배우가 별로 없다보니 작품 속 설정과 상관없이 실제 ‘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많거나 아예 대본(시나리오)을 현실과 동일하게 수정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왕왕 있다. 올 상반기 드라마 시청률 순위 1위의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는 32살, 송혜교는 35살이다.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고 해도 무려 10살이 어린 김지원이 송혜교랑 동기로 나오는 어색함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연히 송혜교가 송중기보다 어린 설정이었다.
3위의 ‘리멤버: 아들의 전쟁’의 유승호와 강민영 커플이 ‘이모-조카’의 뉘앙스마저 줬으며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강소라는 27살이지만 박신양의 전처 역의 박솔미는 39살이다.
‘또 오해영’의 서현진은 32살밖에 안 됐지만 2001년 걸그룹 밀크로 데뷔한 지 15년이나 된 중견이다. 6살 연상의 에릭과의 호흡이 매우 자연스러웠던 이유가 다 있다.
20대 남자배우는 누가 봐도 화려하고 그 티켓파워가 막강하다. 김수현 이민호 김우빈 이종석 유승호 등의 이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단연 최고다.
하지만 현재 최고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고은은 영화 ‘계춘 할망’의 흥행실패에서 보듯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의 열기를 스크린에 옮기지 못할 만큼 자체의 티켓파워는 부족하다. 항상 비교되는 박소담 역시 장혁의 힘에 의해 간신히 여주인공 역할을 힘겹게 수행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여배우 중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꼽히는 인물은 20대에선 박신혜고, 30대에선 송혜교다. 수지처럼 미쓰에이로 성공한 뒤 배우 겸업에 나서 ‘100억 원 소녀’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지만 ‘제 2의 수지’는 사실 쉬운 게 아니다. 수지도 영화 ‘도리화가’의 실패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아이돌그룹 전성시대인 점이 20대 여배우의 부재 현상에 부채질을 하기도 한다. 1960~80년대까지만 해도 유력 영화감독들이 10~20대 신인 여배우 발굴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시스템이 자리 잡은 현재로선 그런 용감한 감독도 없지만 그렇게 무모하면 스타일론 성공할 수 없기에 그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는 일이 됐다. ‘아가씨’의 김태리는 완벽한 신인이 아니고 모든 감독이 박찬욱은 아니다. 난다 긴다 하는 걸그룹 멤버들이 정작 배우로 나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사례는 아직 없다. /ybacchus@naver.com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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